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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1.5세 여감독 캐나다 영화계에서 호평

중앙일보

입력

마사지 걸의 삶을 조명한 캐나다 한인 1.5세 류수경 감독의 첫 영화 '럽 앤 턱(Rub & Tug) '이 주류 영화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지며주목을 받고 있다.

토론토 스타지는 지난 27일(현지시간) 문화면 섹션에서 "이 영화는 마사지 업소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삶을 조명, 사회적 편견과 시각을 재조명하게 했다"고 평했다.

지금까지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주로 활약해 오던 류씨의 첫번째 영화작품인 이영화는 마사지 걸의 섹스 서비스를 뜻하는 제목처럼 마사지 업소에서 일하는 베티,신디, 리아 3명의 여성을 주인공으로 설정했으며, 이들은 각기 다른 사연을 안고 마사지업에 종사하게 된다.

남자 같은 기질로 두 여성을 이끌며 매니저에게 대항하는 베티,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캐나다에 불법 체류하며 돈을 버는 신디, 생계를 위해 남자친구에게 거짓말을 하며 일을 하는 리아 등 다양한 사연을 가진 마사지 걸들의 생활을 실제에 가깝게 그려냈다.

영화 제작을 위해 마사지 업소에서 거의 살다시피 했다는 류씨는 "이 영화는 관객들의 동정심을 유발하기 위한 비극적 내용 따위 등을 전혀 담지 않았다"며 "여성들의 독립성과 인권을 새로운 시각에서 담고 있다"고 밝혔다.

류씨는 "이들은 우리의 실생활에서 전혀 동떨어진 곳에서 살고 있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의 여동생일 수도 있고 때로는 누군가도 겪을 수 있는 일"이라며 "관객들은 이 영화를 통해 삶은 우리에게 예상치 못한 일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새삼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씨는 "현재 마사지 업소 등 섹스 산업에 종사하는 여성은 상당수에 이른다"며"대다수는 아니지만 이들 가운데에는 본인의 의지와 상황에 따라 선택한 경우도 있는데 이들 모두를 불행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91년 캐나다로 이민한 류씨는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고 라이어슨대학에서 영화학을 전공한 후 한때 기자로 일한 바 있다.

류씨는 수 편의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한편 영화, 방송계에서 재능을 인정받아 신인 여류 감독으로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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