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샘] 만화역사 복원에 박수와 지원을…

중앙일보

입력

최근 부천만화정보센터(소장 조관제) 가 올 초 작고한 만화가 김종래 화백의 유작인 『마음의 왕관』을 펴냈다.

소장을 염두에 둔 듯 하드 커버로 정성을 기울인 책을 보며 '이제 우리도 '한국 만화사' 를 위한 기초 자료를 슬슬 준비하려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부천만화정보센터는 김화백 외에도 박기당.임창.산호 등 1950~60년대 활약했던 원로 만화가들의 작품을 선별해 '한국만화걸작선' 으로 펴낼 계획이다.

이런 반가운 조짐은 비단 『마음의 왕관』하나뿐은 아니다.

시공사에서 국내 최초의 만화연구서인 『주먹대장은 살아 있다』가 나왔으며(본지 8월 20일자 46면) , 최근 바다그림판에서 명랑만화가들의 작품을 복간했다. 길창덕.신문수.윤승운.박수동.이정문.

과장이 아니라 모두 70년대에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줬던' 작가들이다.

『꺼벙이』의 길창덕 화백의 경우 만화평론가 박인하씨가 쓴 평전이 하늘아래에서 조만간 나올 예정이다. 만화가의 평전을 쓴다는 건 과거 생각지도 못했던 '사건' 이다.

'그림쟁이' 와 '작가' 사이에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숱한 고민을 했을 원로들에게 만화사적으로 제 자리를 찾아주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런 책들은 베스트 셀러 대열에 합류하는 따위의 상업성은 없다. 이를 알면서도 국내 만화 시장을 넓혀보겠다며 기획을 감행하는 출판사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다만 70년대 이전 작가의 경우 작품 한 편당 단행본이 수십권이 넘어 복간을 하고 싶어도 불가능한 경우가 있다.

부천처럼 지자체나 정부 차원의 예산 지원이 해결해야 할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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