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으로 풀어보는 관절질환 ③] 어깨 통증 방치 땐 퇴행성으로 이어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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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질환의 특징은 나이대별로 확연하다. 팔의 쓰임새와 노후 정도가 관절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우선 20~30대 젊은 환자는 외상과 탈구(팔이 빠짐)가 많다. 과격하고 반복적인 거친 운동이 원인이다. 외상을 입으면 관절 연골판인 관절와순까지 손상을 입는다. 공을 던지거나 라켓을 휘두를 때 또는 뒤쪽으로 팔을 꺾거나 비틀 때 통증을 호소한다. 치료하지 않고 운동을 계속하면 관절불안정증이 되고 결국 관절염으로 발전한다.

 40~50대가 되면 어깨관절 주위의 질환이 가벼운 퇴행성으로 탈바꿈한다. 어깨관절 주위로 힘줄과 뼈가 부딪치면서 그 사이 점액낭이라는 윤활주머니가 염증으로 부풀어오른다. 이때 앞쪽 어깨와 위 팔 부위에 통증이 발생한다. 이를 ‘충돌증후군’이라 한다. 반복적으로 팔을 들어올리는 직업군이나 가사활동이 많은 주부에게서 흔하다. 밤이면 통증이 심해지고 간혹 운동범위가 감소하거나 굳는 경우가 있다. 이런 증상 때문에 오십견과 혼동한다. 실제 오십견으로 부르는 동결견도 이 시기에 자주 발생한다. 관절 강직이 수반되는 동결견 또한 밤에 통증이 심하고, 관절운동 시 통증이 수반된다. 하지만 어깨 힘줄질환과 달리 남이 팔을 들어올려줘도 굳은 관절이 아프고 움직이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증상을 방치하면 염증이 악화하고, 힘줄이 약해져 어깨를 돌려주는 근육다발인 회전근개가 파열되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근력 또한 약해져 팔에 힘이 없고, 저린 증상도 동반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조기 진단과 정확한 치료가 필수다.

 마지막으로 70~80대의 어깨통증은 만성화한 질환이 많다. 예컨대 어깨힘줄인 회전근개 파열의 경우 손상 부위가 점점 커져 퇴행성관절염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위에서 얘기한 연령대별 어깨질환은 요즘 들어 다소 바뀌기도 한다. 중장년 층이 스포츠를 즐기다 관절 내 연골 손상이 되기도 하고, 젊은 층이 운동 능력이 떨어지거나 자세가 불량해 퇴행성 힘줄질환에 걸리기도 한다.

어깨관절은 증상이 유사해 단순한 염좌 및 타박상이라고 생각하는 사례가 많다. 그러다 보니 방치하다 결국 퇴행성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증상이 계속 나타나면 무조건 어깨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특히 연부조직의 병증을 확인하기 위해선 정밀검사(MR) 후 치료 방침과 관리 요령을 습득해야 한다.

금정섭 정형외과전문의·제일정형외과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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