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용 도서 8만여종 목록 펴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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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장애인용 도서목록은 20여만명의 시각장애인들에게 등대와 같은 역할을 할 것입니다."

대구대 점자도서관 임안수(林安秀.61.특수교육과 교수)관장이 1년간의 노력 끝에 '전국 시각장애인 도서관 도서 종합목록'을 펴냈다.

종합목록은 점자본과 일반 책자,CD롬,자동전화서비스(ARS),인터넷 홈페이지(dulvi.daegu.ac.kr)등을 통해 검색할 수 있다.

여기에는 전국 86곳의 시각장애인 도서관(실)이 소장하고 있는 점자도서.녹음도서(카세트 테이프) 등 자료 8만여종의 이름.저자.출판사와 소장 도서관.연락처 등이 들어 있다.

1994년과 96년 두 차례 도서목록이 만들어지긴 했지만 시작장애인용이 아닌 일반책으로만 엮어져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이번에 만든 도서목록 가운데 인터넷 홈페이지와 ARS는 음성으로 검색할 수 있는 획기적인 시스템이다.

도서목록 발간사업은 한국 시각장애인 도서관협의회의 건의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중앙회가 받아들이면서 구체화했다. 모금회가 필요한 비용 중 4천만원을 지원키로 하고 대구대가 3천만원을 내놓으면서 작업이 시작됐다.

작업은 林관장이 지휘했다.

그는 "시각 장애인용 책은 제작비가 일반도서의 10배가 넘을 정도로 비싸지만 어디에 어떤 책이 있는지 몰라 중복 발간하는 일이 많았다"고 밝혔다. 시각장애인들이 필요한 책을 찾지 못해 전국의 장애인 도서관을 뒤지고 다니는 불편함도 목록 발간의 동기가 됐다.

하지만 전국의 도서관이 갖고 있는 도서 정보들이 정확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

수집한 자료에는 도서의 저자.출판사.발간 연도 등이 빠져 있는 경우가 적지않아 일일이 확인하는 작업을 벌였다. 매일 점자도서관 직원 10명은 아르바이트 대학생 5~6명과 함께 자료를 정리하느라 밤늦도록 책과 씨름했다.

지난해 말 자료수집.정리.편집 등의 과정을 거쳐 시각장애인들의 이정표격인 도서목록이 완성됐다.

점자로 된 목록은 무려 4천쪽(15권),일반 목록은 1천2백쪽(2권)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이다.

林관장은 "미국의 경우 30년대부터 정부 주도로 이런 목록을 발간하고 있다"며 "앞으로 정부가 나서 이 작업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산=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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