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역투불구 12승 실패

중앙일보

입력

"잘 던지긴 했는데"

박찬호가 시즌 12승을 달성에 실패했다. 15일(한국시간) 다저 스타디움으로 몬트리올 엑스포스를 불러들여 '12승 삼수'에 도전한 박찬호는 8이닝을 완벽히 막아냈지만 마무리 제프 쇼의 부진으로 승수 쌓기에 실패했다.

그러나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지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을 시작으로 일기 시작한 비판여론을 잠재울만큼의 호투를 했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도매급으로 비판을 받는 채드 크루터는 선취득점인 솔로홈런을 쳐내며 폴 로두카 앞에서 작아진 어깨를 펼 수 있게 됐다. 반면 로두카는 8회말 2사 만루에서 삼진으로 물러나 이 날만은 크루터보다 못했다.

또한 팀으로서도 연패 탈출에는 실패했지만 만약 팀을 이끌어온 박찬호의 부진이 계속된다면 휴식이 필요한 케빈 브라운을 불러들일 생각을 갖고 있었다. 아직 회복하지 않은 선수를 조기복귀 시킨다는 것은 위험천만한 발상. 그러나 이 날 박찬호의 호투로 브라운은 조금 더 안정적인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됐다.

1회초와 2회초 각각 볼넷 한 개씩을 내주며 불안한 출발을 보인 박찬호는 이 후 12타자를 연속범타 처리하며 6회 2사까지 노히트 노런을 기록, 위력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이때까지 외야로 나간 타구는 1회초 제프 블럼에게 허용한 중견수 플라이 한 개에 불과할 정도로 이 날 볼의 위력은 엑스포스 타자들을 확실히 제압했다.

반면 다저스 타자들은 잔루만 12개를 기록하며 손쉬운 득점기회를 연결시키지 못해 힘든 경기를 만들어 갔다. 결국 이러한 빈공은 9회초 되로주고 말로받는 상황을 만들었다.

9회말 박찬호를 대신해 등판한 제프 쇼는 연속안타를 허용하며 4실점, 박찬호의 승리뿐만이 아니라 팀의 4연패 탈출도 함께 날려 버렸다.

이 날의 패배로 다저스는 5연패의 늪에 빠졌으며 박찬호는 방어율이 3.12에서 2.98로 낮아진 것을 제외하면 얻은 것이 없었다.

박찬호는 오는 20일 뉴욕 메츠를 다저 스타디움으로 불러들여 12승에 또다시 도전한다.

Joins 유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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