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가족 부양 70대 한인 기구한 인생

미주중앙

입력

`코미디 정’이라고 더 잘 알려 있다는 정형용(사진·78) 씨.

이북5도 도민회 유규영 회장은 달라스에서는 ‘코미디 정’이라고 더 잘 알려 있다는 정형용(사진·78)씨의 딱한 소식을 본지에 전해 왔다.

정씨는 달라스에 1984년부터 거주했다. 28여 년 동안 한국에 있는 가족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청소 일을 했다. 긴 세월 동안 영주권 신청비용이 없어 영주권도 만들지 못하고 불법체류자의 신분이다.

이제 그는 칠십을 훌쩍 뛰어넘어 더 이상 일자리를 얻을 수도 없고 운전면허도 2007년에 유효기간이 끝난 상태이다. 그래서 자전거로 근거리만 움직이고 있다. 최근에는 모아 놓은 돈마저 떨어져 아파트 월세 체납은 물론, 하루 세끼 식사도 온전히 할 수 없는 형편이다.

정씨는 2007년도에 이미 귀국을 결심하고 비행기표까지 구입했지만 한국에 있는 가족들의 만류로 귀국을 미루었다. 그는 “그때 한국에 돌아가지 않은 것이 정말 후회된다”며 눈시울을 붉히며 마지막으로 가족이 있는 한국에서 죽는 것이 소원이라고 했다.

“오직 가족을 위해서 살았습니다”

정씨는 2007년 이후로 가족과 연락이 끊겼다. 그는 달라스의 거의 모든 청소회사와 건물에서 일을 해봤다며 자신이 달라스 청소업의 살아있는 역사라고 말했다.

어렵게 살면서도 번 돈은 모두 가족 생활비로 꼬박꼬박 한국으로 보냈다며 영주권을 만들 기회가 왔을때 수중에 모아둔 돈이 없어 기회를 놓친 것이 너무 안타깝다고 했다.

오랜 세월 달라스에 거주했지만 남에게 손가락질 받을 만한 일을 한적도 없다며 이제 한국에 돌아가서 마지막 생을 마감하고 싶다고 했다.

정형용씨를 소개한 유규영 회장은 “이 분은 한국에 돌아가고 싶어도 비행기 표마저 살 형편이 되지않는다”며 “정형용씨의 안타까운 처지를 알려 많은 분들이 십시일반으로 도움의 손길을 주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문의 : 이북5도 도민회 유규영 회장 214-769-8161,
텍사스 중앙일보 972-243-7541)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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