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딤씨앗통장 홍보대사 오상진 아나운서와 가수 허각(뒤 2명)이 아이들과 웃고 있다.조강현(광주 대동고 2년·18)군은 정찬수(가명·11)군의 영어 학습 멘토다.
지난해 4월 사회복지법인 광주영신원에서 처음 만난 정군은 가족이 없었다. 태어나자마자 부모도 모른 채 영신원에 맡겨졌다. 조군은 정군과 결연을 맺고 영어 학습 멘토와 후원을 시작했다. 어느 날 통장에서 약속한 후원금이 빠지지 않고 있는 사실을 문의하다 ‘디딤씨앗통장’에 대해 알게 됐다. 조군은 “후원할 마음을 자극해주는 좋은 통장”이라고 생각했다. “다른 기관후원금과는 달리 후원금 전달 사고의 위험도 없고 내 노력의 2배 효과가 있다”며 “보호아동이 갖는 18세 퇴소에 대한 심리적 압박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든든하다”고 했다.
김소미(가명·17)양은 부모에게 학대를 받았다. 집을 나와 14살 때부터 그룹홈(소규모 공동 생활 가정)에서 생활했다. 가정폭력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는 있었지만 ‘깜깜한 미래’가 발목을 잡았다. 그룹홈 원장이 ‘디딤씨앗통장’을 소개했다. 김양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을 만큼 어둡기만 했던 제게 다가온 한줄기 따뜻한 빛과도 같았다”며 “지금은 퇴소 후 우리 세 자매가 함께 지낼 전셋집을 마련할 생각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며 웃는다.
디딤씨앗통장이 ‘물고기를 잡아 주기보다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라’는 탈무드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있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 디딤씨앗지원사업단은 2012년 9월 현재 5만5757명의 아동에 대해 디딤씨앗통장을 개설, 지원하고 있다. 오늘 오후 3시 30분에는 오상진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2012년 디딤씨앗통장 후원의 날’ 행사가 열린다. 국회의원회관 신관 2층 소회의실에서 220여 명이 참여한다. 디딤씨앗통장 사업 안내, 디딤씨앗지원사업 유공자 장관 표창, 공모전 수상작 시상, 아동 감사수기 낭독, 축하공연 등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2012 디딤씨앗통장 공모전 수상작. 유수희(경남 미디어고등학교 1년·17)양의 ‘행복이 커지는 디딤씨앗통장’(위). 김혜인(인천 연화초등학교 6년·13)양의 ‘나눔은행으로 행복한 우리 가족’.디딤씨앗통장은 2007년 4월부터 시작된 보건복지부 아동복지정책과의 아동발달지원계좌(Child Development Accounts)사업의 새로운 이름이다. 아동이 후원자의 지원을 받아 매월 3만원 이내의 일정 금액을 저축하면 국가(지자체)에서도 만18세에 달할 때까지 1:1 정부매칭지원금으로 같은 금액을 적립한다. 아동이 준비된 사회인으로 성장·발전할 수 있도록 돕는 아동 자립을 위한 자산 형성 지원 사업이다. 적립금은 만18세 이후 학자금, 기술자격취득비용, 취업훈련비용, 창업지원금, 주거 마련 등 자립을 위한 용도에 한해 사용 가능하다. 시장, 군수, 구청장 등 해당 지자체장이 적립금 사용용도를 기준으로 승인하고 계좌운영기관이 적립금 사용처 계좌에 입금하는 방식이다. 대상 아동에게 지급하지 않고 사용용도의 채권자에 지급해 부정수급을 근원적으로 차단한다. 단 자립 사용 용도의 특성상 필요한 경우에 한해 시·군·구의 승인 후 지급 대상 아동에게 직접 지급할 수 있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 나눔사업본부 디딤씨앗지원사업단 류영수 단장은 “저소득 아동에게 경제적 기회를 제공해 미래의 긍정적인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모하고자 한다”며 “기업 임직원이 협력해 사회에 기여함으로써 내부조직 단결 및 외부의 긍정적 이미지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고 했다.
디딤씨앗통장 누적저축액은 지난 9월 기준 1124억이다. 2012년에만 10월말까지 24억5879만9825원이 적립됐다. 류 단장은 “아동 1인당 약 200만원의 자립정착금이 마련된 셈”이라며 “하지만 만18세 이후 사회에 진출해야 하는 빈곤아동에게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라고 밝혔다.
배은나 객원기자
◆ 디딤씨앗통장=아동의 새 희망과 큰 꿈을 실현하는데 디딤이 되는 종자돈(Seed Money)이 됨을 의미한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 디딤씨앗지원 사업단은 법정기부금 단체로 지정됐다. 02-790-0786 www.adongcda.or.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