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목고 공부 선수들, 아이돌과 공 차는 사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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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김준수(左), 김현중(右)

공부만 열심히 하는 모범생들이 아니다. 축구도 하고, 어려운 이웃을 돌아볼 줄도 안다. 특수목적고 축구 동아리 멤버들이 어른들도 하기 힘든 ‘기특한 사고’를 쳤다.

 전국특수목적고교축구협회는 오는 17일 안양시민프로축구단(안양 FC) 창단과 ‘지지대 더비(안양과 수원의 라이벌 경기를 일컫는 별칭)’의 부활을 축하하는 자선축구경기를 연다. 장소는 안양종합운동장이다.

 특목고협회는 과학고·외국어고·국제고·자율형 사립고 등 특목고에 다니며 틈틈이 축구를 즐기는 고교생들의 모임이다. 3년 전 3개교 축구동아리가 모여 출범한 이후 매년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올해는 전국 20개 학교가 참여했다. 인근 학교들끼리 모여 주말 리그를 열고, 연말에는 지역 우승팀들이 모여 왕중왕전도 벌인다. 특목고협회 대표를 맡고 있는 전동근(19·천안북일고 국제과)군이 안양시민구단 창단 운동을 주도한 안양 FC 시민연대 관계자들과 교류한 것이 인연이 돼 이번 자선경기를 기획했다.

 상대팀으로는 수원 삼성 산하 연예인 축구단 ‘FC MEN’이 나선다. 그룹 JYJ 멤버인 김준수(25)가 단장을 맡고 있으며 임슬옹(25·2PM), 이기광(22), 윤두준(23·이상 비스트), 김현중(26) 등 아이돌 스타들이 선수로 활동 중이다. FC MEN 측은 지지대 더비 부활을 기념하고 불우한 이웃을 돕는 이번 경기의 취지를 전해 들은 뒤 흔쾌히 고교생들의 상대 역을 수락했다. 특목고협회는 20개교 선발팀을 꾸린 뒤 안양의 상징색인 빨강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나선다. FC MEN은 수원 삼성 산하 구단답게 파랑 유니폼을 착용해 ‘미리 보는 지지대 더비’를 완성한다.

 7일 오후부터 인터파크를 통해 온라인 티켓 판매가 시작됐다. 1등석은 2만원, 2등석과 3등석은 각각 1만5000원과 1만원이다. 티켓 판매 수익금은 진행 비용을 제외한 전액을 국내 다문화 가정과 몽골 울란바토르 지역 불우어린이 돕기에 쓴다.

 취지를 전해 들은 안양시도 발벗고 나섰다. 최대호 안양시장이 안양종합운동장을 무료로 사용하도록 배려했다. 안양시는 관내 90여 개 학교에 자선경기를 홍보해 학생들의 관전을 유도하기로 했다.

 전동근군은 “FC MEN에 선수 이력을 가진 멤버들도 있어 실력이 뛰어나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20개 학교의 최고 선수들이 뭉친 우리도 결코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과거 프로축구를 뜨겁게 달군 ‘지지대 더비’ 명성에 어울리는 치열한 경기를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송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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