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라이어 캐리, 달콤한 목소리로 영화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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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라이어 캐리가 돌아왔다. 1990년대 이후 휘트니 휴스턴과 쌍벽을 이루며 팝의 여왕으로 군림해온 그녀가 99년 앨범 '레인보우' 이후 2년 만에 내놓은 싱글 '러버보이' 가 4일자 빌보드 싱글 차트 2위로 뛰어오르면서, 다시 한번 머라이어 캐리 시대가 도래하는 것 아니냐는 예견이 나오고 있다.

◇ 열여섯번째 정상 도전= '러버보이' 는 현재 제작중인 영화 '글리터(Glitter) ' 의 주제곡이다. '글리터' 는 머라이어 캐리가 주연을 맡은 영화로 오는 12월 개봉 예정이다. '러버보이' 가 수록된 정규 앨범은 당초 오는 21일 전세계에서 발매될 예정이었으나 다음달로 발매가 연기됐다.

래퍼 카메오와 함께 부른 '러버보이' 는 빠른 템포의 곡으로, 머라이어 캐리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주는 매력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곡이다.

지난 6월 인터넷을 통해 먼저 공개된 뒤 판매용 싱글 앨범이 나오기 전인 지난달만 해도 싱글 차트 60위권을 맴돌아 정상 정복이 어려운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었지만, 앨범 판매가 시작되자 단번에 2위로 뛰어올랐다.

빌보드 싱글 차트 순위는 방송 횟수와 앨범 판매량을 종합해 집계하는데 '러버보이' 는 특히 판매순위에서 발매 2주만에 확고한 1위로 자리잡으면서 그녀의 인기가 여전함을 보여줬다.

싱글 시장이 거의 없다시피한 한국에는 '러버보이' 싱글이 1천장만 수입됐지만 국내 많은 팬들은 인터넷 음악 파일 공유 사이트 등을 이용해 이 노래를 감상하면서 앨범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러버보이' 가 다시 정상을 차지한다면 그녀에겐 열여섯번째 넘버원 싱글이 된다.

전세계에서 1억2천만장이 팔린 90년 데뷔 앨범 '머라이어 캐리' 에서 '비전 오브 러브' '러브 테이크스 타임' '섬데이' '아이 돈 워너 크라이' 등 네 곡의 넘버원 싱글을 내놓은 이후 99년 앨범 '레인보우' 에 수록된 '하트브레이커' 와 '댕큐 아이 파운드 유' 에 이르기까지 무려 열다섯곡이나 정상을 기록했다.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이 지금까지 열세곡의 넘버원 싱글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그녀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알 수 있다.

◇ 주연 맡은 영화 '글리터' =머라이어 캐리가 주인공을 맡은 영화 '글리터' 는 80년대를 시대적 배경으로 하고 있다. 한 여가수의 성장 과정을 담은 음악 위주의 영화다. 백인 아버지는 가족을 버리고, 흑인 어머니는 약물 중독.

이런 불우한 환경을 딛고선 주인공이 클럽 웨이트리스로 일하면서 노력해 정상의 가수로 발돋움한다는 스토리다.

특히 실력있는 프로듀서를 만나 파트너이자 연인으로 발전하게 된다는 설정이 그녀의 실제 삶과 비슷해 "자전적 영화가 아니다" 는 제작사와 그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화제를 낳고 있다. 주제곡 '러버보이' 를 비롯해 모두 네곡의 노래가 먼저 그녀의 새 앨범에 수록되고 이어 영화 오리지널사운드트랙에도 담기게 된다. 영화 촬영은 이미 끝난 상태다.

그녀는 '와이즈걸스' 라는 새 영화에도 출연할 예정이어서 영화 배우로도 본격 도전에 나선 듯 하다. 그녀의 라이벌 휘트니 휴스턴이 영화 '보디가드' 에서 거둔 대성공을 재현할 수 있을지 팝계와 영화계가 주목하고 있다.

◇ 신화 이어갈까=크리스티나 아길레라.브리트니 스피어스 등 쟁쟁한 젊은 여가수들이 기세를 올리고 있는 가운데 그녀의 인기가 예전만할지 관심이다. 문제는 후배 가수들과의 경쟁이 아니라 그녀 자신과의 싸움인 것 같다.

최근 '뉴욕의 한 호텔에서 자살 소동이 있었고 이는 사귀던 애인과 결별한 때문' 이라거나 '새 싱글과 발매를 앞둔 앨범에 대한 부담감으로 불면에 시달리고 있다' 는 등의 외신이 줄을 잇고 있는데, 앨범 출시가 연기된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은 듯하다.

남편이자 그녀의 재능을 찾아내 톱스타로 키워낸 소속 콜롬비아 레코드사 사장이었던 토미 모토라와 헤어지고, 지난 4월 2천3백만달러라는 천문학적인 계약금을 받으며 버진 레코드사로 옮긴 그녀가 섹시함과 음악성을 모두 갖춘 팝의 여왕이라는 찬사를 이어가며 제2의 전성기를 열 수 있을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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