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미군기지 주변 땅 파보니…'이럴수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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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경기도 평택 미군기지 확장공사 현장 주변 농지에서 불법 매립된 폐기물이 발견돼 시가 조사에 착수했다. 평택시는 팽성읍과 오성면 등 기지 공사 현장 주변 농지 수십 곳에서 임목폐기물과 시멘트 등이 발견됐다고 4일 밝혔다. 불법 매립이 확인된 곳은 동창리·내리·창내리·원정리 등 38곳이다. 동창리의 한 논에선 중장비로 땅을 파자 1t 분량의 임목과 시멘트 덩어리, 폐비닐 등이 나왔다. 평택시가 조사에 착수한 것은 미군기지 확장공사 때 사토 처리를 맡았던 업체의 임원이 불법 매립 사실을 폭로한 데 따른 것이다. S토건 임원 송모(55)씨는 “2009~2010년 하청을 받아 사토처리를 담당했는데 이때 약 18만t 정도의 폐기물을 불법으로 매립했다”며 “이번에 확인된 것은 당시 매립한 폐기물의 일부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시는 토양 시료를 채취해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 오염도 조사를 맡겼다. 전면조사를 벌여 발굴된 폐기물이 미군기지 공사 현장에서 나온 것으로 확인되면 관계기관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평택시의회도 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의혹을 파헤치기로 했다. 하지만 기지 확장공사에 참여하고 있는 3개 건설사들은 의혹을 부인했다. S건설 관계자는 “공사 때 발생한 폐기물 전량을 업체를 통해 정상적으로 처리했다”고 말했다.

평택=유길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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