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연주자 한무대 '2001서울국제음악제'

중앙일보

입력

'2001서울국제음악제' 가 오는 28일부터 9월 2일까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국립국악원 연주단의 전통음악 공연으로 막이 오르면 국내외 연주자.연주단체들이 출연하는 교향악.실내악 무대가 이어진다.

하지만 말이 '국제음악제' 이지 '한.일 클래식의 밤' 에 출연하는 일본 연주자들을 빼고는 라이프치히 체임버 오케스트라가 유일한 해외 연주단체다. 예산도 준비도 부족했기 때문이다.

24회째를 맞는 이번 음악제의 총감독 이옥희(피아니스트) 한국음악협회 부이사장은 "임원진이 올 2월 개편돼 준비기간이 짧은데다 예산부족(총예산 2억7천만원) 으로 축제다운 프로그램을 꾸미기가 현실적으로 힘들었다" 고 고충을 털어놨다.

그나마 눈에 띄는 것은 한국과 일본 연주자들의 협연무대다. 역사 교과서 왜곡 파문으로 올해 예정돼 있던 문화 교류사업이 대거 취소된 가운데 열리는 것이어서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9월 1일 열리는 '한.일 클래식의 밤' 은 강남심포니(지휘 김봉) 의 반주로 협주곡과 합창 무대가 펼쳐진다. 바흐의 '두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에선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센추 마리코, 모차르트의 '두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 에선 피아니스트 김대진.미후네 유코가 나란히 무대에 선다.

합창 무대엔 한.일 양국의 아마추어 출신들로 구성된 '노래의 날개 합창단' (요코하마) 과 '음악이 있는 마을' (서울) 이 오른다. 이들은 다키 겐타로의 '황성의 달' '하코네 8리' 와 이건용의 '해' '문을 열어라' 등 자국의 합창곡을 각각 연주한 다음 한국측이 일본 창가 '고향' 을, 일본측이 우리 가곡 '그리운 금강산' 을 바꾸어 부르는 이색 코너도 마련했다.

<공연 일정은 별표 참조>

하지만 한.일 음악교류를 단순한 합동무대가 아니라 페스티벌 전체를 아우르는 테마로 승화시켜 일본 작곡가의 작품을 연주하는 프로그램을 선보였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여전히 남는다. '바르토크의 밤' '소나타의 밤' '베토벤의 밤' 등에서는 각각의 프로그램의 상호 연관성이 부족하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런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해 이 총감독은 "2003년 페스티벌의 연주자.프로그램 선정을 위한 준비작업에 이미 들어갔다" 고 밝혔다.

서울국제음악제의 효시는 1975년 광복 30주년 기념음악회. 이후 대한민국음악제라는 이름으로 계속돼 왔다.

86년부터는 KBS가 서울국제음악제라는 이름으로 열어오다 91년 운영권을 문화관광부에 반납, 존폐위기를 맞았었다. 그후 국고지원과 문예진흥기금을 받아 93년부터 격년제로 한국음악협회.예술의전당 주최로 음악제를 이어가고 있다. 02 - 580 -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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