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주5일 근무되면 연중 절반이 휴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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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와 같은 휴가제도가 유지되면서 주5일 근무제가 실시되면 휴일수가 지금까지 알려진 155-165일보다 훨씬 많은 165-175일이 돼 많게는 휴일이 연중 절반 가까이 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5일 `주5일근무제 도입시 휴일수 국제비교' 조사를 통해 우리나라는 법정휴가 155-165일(남성근로자 143-153일)과 함께 기업이 관행적으로 부여하는 경조사휴가, 회사.노조창립일 휴무, 여름휴가 등 평균 10일간의 약정휴가를 더할 경우 연간 휴일수가 165-175일(남성 153-163일)에 달한다고 밝혔다.

대한상의는 지금까지는 법정휴일(주휴일 104일, 법정공휴일 17일, 월차휴가 12일, 연차휴가 10-20일, 생리휴가 12일) 문제만 주5일제 근무와 관련해 논의가 됐으나 우리 기업들은 경조사휴가 등 4일, 회사창립일.노조창립일 휴무 각 1일, 하계특별휴가 4일 등 평균 10일간의 약정휴가를 부여하고 있기 때문에 약정휴가를 실제 휴일수에 포함시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사에 따르면 선진국의 경우 경조사시 휴무를 하게 되면 본인의 연간휴가에서 공제하는 것이 원칙이고 노조창립일은 물론 친척의 장례가 있을 때에도 휴가를 부여하는 사례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약정휴가를 유지하면서 주5일 근무를 할 경우 우리의 휴일수는 세계 최고인 프랑스(145일)는 물론 미국(142일), 독일(140일)보다 훨씬 많고 월차및 생리휴가를 폐지하더라도 휴일수가 141-145일에 달해 세계 최고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의는 휴일수가 우리보다 소득이 1.5배 많은 대만의 130일 수준을 넘어서면 국제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분석하고 주5일근무제를 하려면 약정휴가를 연차휴가 내에서 사용토록 하는 등 휴가관행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한상의는 이와함께 토요일에 격주휴무 또는 휴무를 하는 기업은 35.4%에 불과하고 이들 기업 대다수는 토요휴무를 연월차 사용 등으로 처리해 조건없이 토요휴무를 하는 기업은 전체의 4.5%에 불과하다며 휴일.휴가제도의 개선 없이 주5일제 근무를 도입하면 연월차수당 지급 증가 등 상당한 인건비 부담이 초래된다고 밝혔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1인당 GDP(국내총생산)가 선진국의 3분의1, 4분의1 수준에 불과한 나라에서 이들 선진국보다 더 많은 휴무를 보장하면 산업경쟁력 기반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김현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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