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물 처리 로봇, 보행 재활 로봇…27종 체험해 볼까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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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우주정거장(ISS) 영구 주민 ‘로보노트2’는 8월 “종이수건을 뽑는 데 성공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알렸다. “한 로봇에겐 작은 당김, 로봇 종족에겐 거대한 도약”이라는 축하메시지가 줄을 이었다. 우주비행사 조수 역할을 하도록 설계된 로보노트는 우주정거장에 평생 머물며 각종 테스트를 받게 된다. 2시간에 한 번씩 트위터를 통해 메시지를 남기면서 대중과의 교류에도 열심이다.

헬멧을 쓴 얼굴과 두 팔, 바퀴 다리를 갖고 있는 로보노트2는 미 항공우주국(NASA)과 GM이 공동 개발했다. 지난해 2월 디스커버리호를 타고 우주정거장으로 올라가 각종 테스트를 받고 있다. 사람이 쓰는 도구를 사용하고 우주공간에서 위험한 일을 대신할 수있도록 개발하는 게 목표다. 아직은 종이수건 뽑기, 스위치 내리기 같은 간단한 동작에 성공한 것이 전부라 실전에는 도움이 되진 않는다. 하지만 이런 단순한 실험들이 쌓여 언젠가는 공상과학(SF)소설에서처럼 우주를 누비는 막강 로봇이 탄생할지 모른다.

25일 개막한 일산 킨텍스 로보월드 2012 부대행사인 국제로봇기술포럼(25~26일)에 참석한 NASA의 로보노트 프로젝트 리더인 론 디프틀러 박사는 로보노트2의 근황을 소개했다. 그는 “우주정거장 공간 내부에서 좀 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개선하는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현재는 정거장 외부에서 버틸 수 있는 보호능력을 갖추지 못한 게 가장 큰 문제다”고 소개했다.

이 자리에는 카네기멜런대 로봇연구소의 조지 스테튼 교수도 참석했다. 그는 홀로그램과 반투명거울을 이용해 환자 몸속을 들여다보는 의학 로봇을 소개했다.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촬영(MRI)보다 한층 자세하게 환자를 살필 수 있는 장치다. 그는 “로봇연구소의 팀과 팀 간의 벽을 없앤 뒤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학은 연구실 전체 면을 유리로 해 누구나 연구 과정을 볼 수 있는 ‘삶의 질 기술센터(QLTC)’를 운영하고 있다. 누구나 아이디어를 낼 수 있고 즉석에서 기술에 대한 토론이 가능한 연구 프로세스를 갖췄다.

로보월드는 2006년 시작된 로봇 전시·체험 행사인데, 로봇 기술의 첨단을 엿볼 수 있는 자리다. 지난해 방문객은 7만4000명이었다. 로봇 27종을 볼 수 잇는 ‘로보시티’는 학생과 일반인 사이에서 인기다. 보행 재활 로봇, 폭발물 처리 로봇을 체험할 기회가 주어진다. 국제 로봇 콘테스트엔 43개 종목에 5000여개 팀(8000여 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로봇 산업대전엔 145개 기업·기관이 참여해 455개의 산업 로봇, 서비스 로봇 등을 전시했다. 행사는 28일 폐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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