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 "편입생을 모셔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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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전북대는 올해 6백90명의 편입생을 모집한다. 이를 위해 입시 담당 교직원들을 도내 각 전문대학에 보내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가질 계획이다. 편입생들에게 각종 장학금 혜택을 준다는 방침도 세워놓았다.

지난해보다 1백명 늘어난 8백30명의 편입생을 선발하는 원광대는 졸업을 앞둔 도내 전문대생들에게 일일이 모집 안내문을 보냈다. 학교측은 이들을 학교로 초청해 입시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전문대 재학시 성적이 우수하거나 학장의 추천을 받은 학생에게는 장학금도 지급한다.

5백70명을 선발하는 전주 우석대도 도내 전문대 정문 앞에 편입생 모집안내 플래카드를 내거는 등 홍보전을 강화하고 있다.

대구 계명대는 지난해(1백57명)의 4배가 넘는 6백64명의 편입생을 모집한다. 부산외국어대도 지난해 1학기보다 40여명 많은 2백39명을 뽑는다.

지방대학들의 편입생 유치경쟁이 새해 벽두부터 치열하다.

재학생들이 서울 등 수도권 대학에 신입 또는 편입생으로 옮겨가거나, 신입생들이 등록을 포기하고 재수를 택하는 바람에 무더기 결원사태가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북대.원광대 등 전북 도내 11개 4년제 대학 중 예수간호대를 제외한 10개 대학에서 올 1학기에 모집하는 편입생은 모두 4천2백여명. 이는 지난해 같은 학기에 모집한 3천7백여명보다 5백여명이나 늘어났다.

계명대 관계자는 "수도권 대학으로 재학생이 대거 빠져나가 지방대학에서 해마다 이같은 일이 반복되는데 갈수록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무더기 결원사태로 지방대학의 위기감도 증폭되고 있다.

원광대 정갑원(鄭甲源)총장은 "해마다 빠져나가는 재학생이 늘어 정원 채우느라 정신이 없다"며 "지방대학 관계자들이 힘을 모아 정부에 '지방대 육성 특별법'제정을 건의하는 등의 방안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서남대 김응식(金應植)교무처장은 "신입생 모집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서 재학생이 대거 빠져나가 지방대학 퇴출시대가 코앞에 닥친 것 같다"고 우려했다.

한일장신대 정종원(鄭鍾元)과장은 "올해 신입생 지원자가 정원의 절반도 안됐는데 재학생 상당수가 수도권 대학으로 옮겨가 재정적 어려움이 크다"며 "특성화 대학을 만들어 전문대 졸업생들을 유치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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