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프로야구 PO 3차전] 담당기자의 편파 관전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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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SK처럼 방심만 안 하면 KS 간다

유병민 기자

이제는 방망이도 춤을 춘다. SK여. 롯데의 기세를 어떻게 막을 것인가. 1회부터 승리의 기운이 감돌았다. 1회 말 롯데 타자들은 SK 선발 송은범의 제구가 흔들리자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안타 4개로 2점을 올렸다.

 믿었던 송은범이 두들겨 맞자 SK 수비들도 맥을 못 췄다. SK 수비가 최고라고? 실책 앞에 장사 없다. 3회 유격수 박진만은 홍성흔의 타구를 놓치며 실책을 기록했다. 2차전 최윤석 실책의 데자뷰 같았다. 곧바로 강민호의 중전 안타가 터졌다. 중견수 김강민은 홈으로 공을 뿌렸지만 홍성흔의 발이 더 빨랐다. 6회 조동화는 문규현의 뜬공을 ‘만세’ 하며 놓쳤다. 평소 같지 않은 수비. SK 수비들은 이미 ‘멘붕(멘털 붕괴)’ 상태였다.

 롯데 수비가 약하다는 말. 이제는 안 통한다. 손아섭은 1회에 이어 4회 이호준의 큰 타구를 담장 앞에서 뛰어올라 잡아냈다. 이호준의 얼굴에는 허탈한 표정만 가득했다.

 롯데여, 이제 대망의 한국시리즈까지 1승이 남았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방심은 금물이다. 방심은 어떤 결과를 낳는지 SK가 보여주지 않았는가. ‘최동원의 정신’을 가슴에 새기며 4차전에서 마무리 짓자.

나는 롯데편이다(유병민 기자)

하늘이 도운 롯데, 4차전 어림없다

하남직 기자

2만8000명이 운집한 부산 사직구장에는 롯데를 응원하는 소리만 가득했다. 100여 명의 SK 팬들의 목소리가 그라운드에 도달하기에는 역부족. 하늘에도 롯데 팬들의 목소리만 들렸을까. 인재(人災)가 아닌 천재(天災)였다. SK여, 고개 숙일 필요가 없다.

 0-3으로 뒤진 4회 초 무사 1루, 이호준의 잘 맞은 타구를 롯데 우익수 손아섭이 높이 뛰어올라 잡아냈다. 공은 손아섭의 글러브 안에서 빙그르르 돌았다. ‘회전력’이 조금만 더 강했더라면, 공이 글러브를 빠져나올 정도만큼만. 하지만 하늘은 롯데를 도왔다.

 6회 말 2사 1루에서 문규현의 타구가 우익수 쪽으로 날아갔다. SK 우익수 조동화의 수비력이라면 손쉽게 처리할 수 있는 타구. 하늘이 또 ‘손’을 썼다. 타구가 조명탑과 겹치면서 조동화의 시야에서 공이 사라졌다. 이날 경기의 쐐기점이 나온 장면. ‘인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야구에서 하늘이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은 한정돼 있다. 이런 경기가 연속해서 나올 확률은 극히 낮다. 남은 플레이오프는 ‘사람 대 사람’의 대결이다. 4차전 SK 선발은 ‘수준급 외국인 투수’ 마리오다. 5차전에서는 김광현과 채병용을 동시에 기용할 수 있다.

나는 SK편이다(하남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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