胡7단의 유격전술에 왕레이 두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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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세계바둑오픈 준결승 제1국
[제4보 (67~88)]
白·중국 胡耀宇 7단 | 黑·중국 王 磊 8단

백이 실리에서 앞서나가고 있다. 이 사실이 판 위에 진한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흑이 뒤진 실리를 만회하는 길은 중앙 백을 공격하는 것이다. 미생인 중앙 백이야말로 흑의 노림이라 할 수 있다. 결코 그냥 놔줄 수 없는 먹이인 것이다.

67부터 왕레이8단은 조심스럽게 추격을 시작한다. 흑의 외곽도 엷은 기운이 있어 섣부른 공격은 금물이다. 결코 한방에 승부를 걸지않고 조금씩 이득을 모으고 또 모아 결국은 역전시키는 것이 王8단다운 수법이다.

73은 필요한 응수. 손 빼면 '참고도1'의 백1,3으로 파탄이다. 쫓기는 중간에 후야오위7단은 가볍게 반격을 시도한다. 80, 82가 그렇고 대담하게 손을 돌린 86도 그렇다.

중앙 백대마는 흑A로 무자비하게 틀어막으면 어쩌려고 하는 것일까. B의 엷음에 C쪽도 터져있어 당장은 어렵다고 한다. 그렇더라도 胡7단의 86은 비수처럼 날카로워서 王8단은 허리를 깊숙이 꺾은 채 고심하고 있다.

중앙을 손뺀 것은 괘씸하지만 혼내주는 방법이 뚜렷하지 않다. 우선 하변이 문제인데 흑은 '참고도2'처럼 흑1로 두 점을 잡고 싶지만 백2로 포위할 때 이 흑마의 생사가 불분명하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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