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모인 5만명 말춤 … 전국축제 된 전국체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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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의 ‘강남스타일’ 열풍이 대구도 휩쓸었다. 11일 제93회 전국체육대회 개막 축하공연이 열린 대구 스타디움에서 5만여 명의 관중이 ‘강남스타일’에 맞춰 말춤을 추고 있다. [대구=프리랜서 공정식]

역시 싸이(본명 박재상·35)였다. ‘강남스타일’로 세계를 휘어잡은 싸이가 11일 대구를 뜨겁게 달궜다. 이날 오후 6시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제93회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 개회식에서다. 5만 관중이 싸이의 노래에 맞춰 말춤을 추는 장관을 연출했다. 4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 이은 두 번째 대규모 공연이었다.

 시민들은 개회식 시작 세 시간 전부터 가족·친구들과 함께 경기장에 입장했다. 개회식이 끝난 뒤인 오후 7시15분쯤 싸이가 무대에 나타났다. 장내는 우레와 같은 함성과 박수 소리로 뒤덮였다. ‘반짝이’ 깃을 단 정장 차림에 선글라스를 쓴 싸이는 “준비됐습니까”라며 공연을 시작했다. 그는 ‘챔피언’ ‘연예인’ 등 자신의 히트곡을 불렀다.

 클라이막스는 역시 ‘강남스타일’이었다. 뒤이어 그가 “다같이∼”라고 하자 관중은 “강남스타일”이라고 외치며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말춤’을 추고 노래를 따라 불렀다. 관중 이상만(68)씨는 “초등학생 손녀와 함께 보러 왔는데 관중과 함께 말춤을 추니 가슴이 터질 듯 벅차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싸이의 등장은 전국체전의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공무원·학생 등 동원된 관중으로 채우던 스타디움이 자발적 관중의 뜨거운 함성으로 뒤덮인 것이다. 싸이의 공연 소식이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문의가 빗발쳤다. 당초 대구스타디움의 관중석(6만6000석) 중 3만 석을 개방키로 했다가 5만 석으로 늘렸다. 추가로 찍은 입장권 2만 장은 하루 만에 동났다. 무료로 배포된 입장권이 인터넷에선 1만∼2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정하진 대구시 전국체전기획단장은 “싸이 덕에 전국체전 분위기가 살고 참가한 선수들도 큰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전국체전은 17일까지 대구시내 68개 경기장에서 치러진다.

 한편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11일(한국시간)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100’에서 3주 연속 2위에 올랐다. 안팎의 기대를 모았던 1위 등극에는 실패했다. ‘강남스타일’을 누른 마룬5의 ‘원 모어 나이트’는 4주 연속 정상을 차지했다. 빌보드에 따르면 ‘강남스타일’은 ‘원 모어 나이트’보다 음원 판매, 유료 스트리밍 순위에서 앞섰으나 라디오 방송 횟수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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