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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한마디에 황우여 퇴진 거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5일 지도부 총사퇴론에 대해 “박근혜 후보가 이미 알고 본인이 (어제) 다 해서 정리가 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간담회를 하다 박 후보의 전화를 받고 난 뒤 “(정리한 게) 아니면 나한테 물어보거나 의견을 얘기했을 텐데 다른 얘기는 없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박근혜 대통령 후보는 전날 “내일모레가 선거니 지금은 모두 힘을 모아 선거를 잘 치러야 된다”며 쇄신론에 대해 제동을 걸었다.

 황 대표는 또 의원총회(4일)에서 나온 ‘단일화 필패론’에 대해서도 “여론조사는 또 바뀌고 몇 번 출렁댄다. 일희일비할 순 없다”고 일축했다. 선거대책본부장인 서병수 사무총장도 “지금 이 시점에서 지도부 교체 문제를 얘기하는 게 바람직한가”며 “(당 지도부는) 맡은 바 일을 제대로 하면서 당을 추슬러 나가자는 입장”이라고 했다.

 이에 총사퇴론을 제기한 유승민 의원은 “우리가 잘못해서 위기가 온 것”이라며 “황 대표와 이한구 원내대표 체제의 무기력함에 대해 당내 불만이 많다”며 지도부 퇴진을 촉구했다. 같은 박근혜계 윤상현 의원은 “박 후보 지지율이 44~47%의 교착상태에 빠져 이대로는 절대 50%를 못 넘는다”며 “야권 분열 같은 요행만 바라는 위기상황에 황 대표부터 마음을 비우고 후보에게 돌파구를 열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선대위 정책사령탑인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 의총에서 경제민주화 정책결정이 지연되자 “더 이상 그런 식으로는 일할 수 없다”며 사의를 밝혀 논란은 확산되고 있다. 김 위원장의 한 측근은 "(김 위원장이) 5일 ‘머리를 식히고 오겠다’고 한 뒤, 휴대전화를 놔둔 채 지방으로 내려갔다”고 전했다. 박 후보의 외부영입 1호인 그는 5일 기자들에게 “어제 의총을 통해 새누리당이 경제민주화에 의지가 없는 정당이라고 확인했다”며 “이한구라는 사람이 원내대표를 하는 동안 경제민주화고 뭐고 없다”고 말했다. “내 입장을 정리한 뒤 조만간 밝히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박 후보는 기자들에게 “경제민주화를 확실하게 실천하겠다”며 김 위원장의 사퇴를 만류하겠다는 뜻을 비쳤다.

 한편 2선 후퇴의 당사자로 지목된 최경환 후보비서실장은 이날 선거대책회의에 불참한 뒤 본지와 통화에서 “나 하나 물러나서 해결된다면 언제든 그만두겠다”고 한 뒤 “이번 주말 선대위 인선이 발표될 때까지는 논란의 종지부를 찍기 위해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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