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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고마웠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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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박찬호가 올 시즌 자신의 마지막 경기인 3일 KIA전 2-5로 뒤진 6회 초 2사 2루에서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박찬호는 국내 복귀 첫 시즌을 5승10패 평균자책점 5.06으로 마무리했다. [대전=정시종 기자]

‘코리안 특급’은 끝내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야구에 대한 나의 열정은 스피드건에 찍히지 않는다”던 톰 글래빈(46·전 애틀랜타)의 명언처럼 불혹의 투수와 그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의 열정은 2012년 프로야구에 오롯이 담겼다.

 한화 박찬호(39)는 3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홈경기에 올 시즌 마지막으로 선발 등판했다.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5와3분의2이닝 동안 6피안타(1홈런)·1볼넷으로 5실점(3자책)하며 4-5 패배를 떠안았다. 박찬호는 5승10패 평균자책점 5.06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박찬호는 개인 성적을 넘어 그 이상의 추억을 팬들에게 선사했다. 프로야구는 메이저리그 124승에 빛나는 박찬호를 포함, 이승엽(삼성)·김태균(한화) 등 해외파 스타들의 복귀에 힘입어 1982년 출범 이후 처음으로 시즌 관중 700만 명을 돌파했다. 한화 역시 최초로 홈 관중 50만 명을 넘어서는 기록을 세웠다. 박찬호가 선발 등판하는 날이면 구장을 가리지 않고 수많은 팬이 좌석을 가득 채웠다. 부상과 나이가 발목을 잡으며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팬들은 그에 대한 애정을 놓지 않았다. 박찬호도 교체되며 마운드에서 내려올 때 관중석으로 공을 던져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박찬호는 경기 뒤 “마지막이라 그런지 개운하다. 팔꿈치도 안 좋고 허리까지 아픈 데다 감기에 걸려 정맥주사까지 맞았는데 잘 버틴 것 같다”며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올 시즌 성적에 만족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내년 시즌에도 박찬호를 마운드에서 볼 수 있을까. 그는 묘한 여운을 남겼다. 내년 계획을 묻자 박찬호는 “조심스럽게 생각해 보겠다. 한국에 오기 전 한 시즌 최선을 다해 보자고 생각했다. 부모님도 그만했으면 하는 이야기를 하셨다. 좀 더 고민해 보고 구단과 상의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에선 삼성이 올 시즌 최단시간인 2시간4분 만에 두산을 3-1로 눌렀다. 삼성 오승환은 36세이브째를 거둬 김사율(롯데)·프록터(두산)를 2개 차로 따돌려 공동 구원왕을 확보했다. LG는 SK에 3-2로 이겼다.

 한편 이날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12 팔도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 및 최우수신인선수 후보를 발표했다. MVP 후보는 장원삼(삼성), 박병호·나이트(이상 넥센), 김태균(한화) 등 4명이며 최우수신인선수 후보는 이지영(삼성), 박지훈(KIA), 서건창(넥센), 최성훈(LG)이다. 시상식은 다음 달 5일 열린다.

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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