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 타임스"대우차 폴란드 공장 해결책 요원"

중앙일보

입력

폴란드가 지난 3년간 헝가리를 제치고 외국 자동차 회사들의 최대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지만 대우자동차 현지 법인의 장래는 이 나라 자동차 산업의 어두운 측면으로 남아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25일 보도했다.

폴란드는 보유차량의 절반 가량이 10년이 넘은 노후모델이어서 교체 수요가 상당히 큰 가운데 인구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데다 청장년층이 증가하고 있어 대다수 동유럽 국가들보다 매력적인 투자처가 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이에 따라 독일 오펠, 일본 이스즈, 폴크스바겐 등 이미 현지에 진출한 업체들이 설비를 확대하고 있고 내년 4월에는 일본 도요타, 9월에는 피아트-GM합작사등이 가세할 계획이며 프랑스의 시트로앵도 현지생산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폴란드에는 세계 3대 타이어 회사들인 브리지스톤/파이어스톤, 굿이어, 미쉐린 등이 생산 설비를 갖고 있는 유일한 나라이며 델피와 비스티온, 로버트 보쉬 등과 같은 세계적 부품회사들도 이 나라에서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그러나 폴란드의 자동차 산업이 이처럼 낙관적인 무드에 쌓여있으나 대우자동차 현지법인.공장의 장래는 어두운 측면으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대우자동차가 폴란드에 두고 있는 2개의 공장은 지난 2년간의 재정 악화로 올해 생산대수는 10만대에도 미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대우자동차 폴란드 공장들은 한때 연간 72만대 생산을 기대하기도 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대우자동차와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의 제너럴 모터스(GM)가 대우자동차 한국 공장만을 인수하기를 원하고 있어 2개의 폴란드 현지 공장은 '미아'가 될지도 모른다고 내다봤다.

폴란드의 폴못 홀딩스사가 2개 공장 가운데 규모가 적은 밴 생산라인을 인수하려 하고 있지만 이것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기는 미흡하며 현재로서는 해결책이 엿보이지 않는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지적했다.

이 신문은 만일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2개 공장의 직원은 물론 자동차 대리점, 부품 협력업체를 포함해 모두 10만여명이 위협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파이낸설 타임스는 GM이 대우자동차를 전부 인수하더라도 이미 GM에게는 폴란드에 대규모 현지공장이 있고 폴란드 최대의 자동차 생산업체인 이탈리아 피아트와의 지분 교환 문제가 있어 문제가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대우자동차와 피아트, GM 3사의 폴란드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55%에 달해 독점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수도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덧붙였다.(서울=연합뉴스) 국기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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