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사 80여명 계좌 압수수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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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직원(왼쪽)이 19일 공장 인사실에서 울산지검 수사관이 제시한 압수수색영장을 보고 있다. [연합]

현대자동차 노조의 채용비리를 수사 중인 울산지검 특수부는 이헌구(45.현 민주노총 울산본부장)전 노조위원장의 인척 명의 계좌에서 뭉칫돈이 발견됨에 따라 이 돈의 출처 등을 밝히기 위해 노사 양측 관계자 80여 명의 금융계좌에 대해 19일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로써 검찰이 이번 수사와 관련해 금융계좌를 추적 중인 대상은 기존의 70여 명을 포함, 150여 명으로 늘어났다.

검찰 관계자는 "이씨의 인척 명의 계좌를 추적한 결과 여러 단계를 거쳐 이 계좌로 돈이 들어 온 흔적이 있어 노사 양측 금융계좌의 추가 압수수색이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그는 "계좌 추적 결과 채용비리 등의 혐의가 드러나면 즉시 이씨를 소환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이씨는 "채용비리든, 리베이트든 나는 깨끗하다. 차명계좌도 결코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이날 현대차 울산공장 노무팀 사무실에 대해 추가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에 앞서 검찰은 지난 10일 이 회사 울산공장 인사팀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검찰은 이날 노무팀 사무실에서 임단협 자료와 각종 노사협력 관련 자료가 입력된 컴퓨터 본체 11대와 사과상자 3개분의 서류를 압수, 노조 간부들의 채용비리에 사측이 개입하고 금품을 받았는지를 수사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노사를 불문하고 취업비리 등 모든 비리 가능성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며 "인사.노무팀 사무실 압수수색과 계좌추적 확대는 그 같은 수사 방침과 연관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금까지 채용비리 혐의로 구속된 현대차노조 간부는 황보 모(37.대의원)씨 등 네 명이다.

울산=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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