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 차종 계기판 과장 주행거리 부풀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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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동차의 주행거리가 실제보다 많게 기록되고 있다는 시민단체의 조사결과가 나왔다.

'자동차 10년타기 시민운동연합' (대표 林奇相)이 지난달 국내차종 16대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다.

이 단체는 이중 15개 차종에서 실제 운행거리보다 계기판의 주행거리가 0.3~4.9% 정도 높게 기록됐다며 18일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林대표는 "주행거리가 실제보다 높게 산출되면 차량의 연비가 과장되고 보증수리(AS)기간이 단축된다" 며 "소비자들은 중고차 판매나 차량 AS 등에서 실질적으로 손해를 보고 있는 것" 이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소비자단체와 함께 이들 자동차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까지 제기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건설교통부도 이날 실태조사에 들어갔다. 관계자는 "건교부 산하 자동차 성능시험연구소에서 국내 62개 차종의 주행거리 기록에 대한 실험이 진행 중" 이라며 "조작의혹이 나타나면 적절한 행정조치를 하겠다" 고 밝혔다.

◇ 최고 4.9% 오차=실험구간은 경부고속도로 만남의광장을 출발, 대전 톨게이트를 돌아 죽전휴게소까지의 2백71.756㎞. 모두 새 타이어를 끼워 평균 시속 65㎞로 주행했다.

기아 프레지오의 경우 주행거리 기록계의 거리가 실제 운행거리보다 13.2㎞ 더 나와 4.85%의 가장 큰 오차를 보였다. SM520만이 실제 거리보다 2.7㎞가 적게 기록됐다.

두원공과대학 오재건(吳在健.자동차공학)교수는 "대부분 주행거리가 부풀려져 나왔다면 자동차 회사의 조작을 의심할 수 있다" 고 말했다.

◇ 업계 대응=대우자동차 관계자는 "국내외 자동차 회사들이 주행거리 기록계를 약간씩 상향 조정해 놓은 것으로 안다" 며 "하지만 연비 측정은 주행거리 기록과 별도이므로 주행거리 기록계를 악의적으로 조작하고 있다는 주장은 옳지 않다" 고 지적했다.

홍주연.남궁욱 기자 jdream@joon 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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