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거짓말인 줄 알았습니다. 뭍에서 직선 거리로 700m밖에 안 떨어진, 그러니까 해안에 서면 바로 코 앞에 있는 연안 섬에 정기 여객선이 안 다닌다는 겁니다. 더 믿기 어려운 건, 섬에 전기가 들어온 게 겨우 5년 전이고, 수돗물이 나온 것도 10년이 채 안 된다는 사실입니다. 섬의 이름은 세어도입니다.
행정구역으로는 인천시 서구 원창동 353번지입니다. 섬 주민은 26가구 37명이 전부입니다. 지금도 세어도에는 없는 것 투성이입니다. 슈퍼마켓도 없고, 식당도 없고, 민박집도 없습니다. 남도 저 먼바다를 나가도 이렇게 열악한 낙도는 흔치 않습니다.
섬에 들어가는 방법은 딱 하나 있습니다. 세어도 통장 채수정(58)씨가 모는 ‘정서진호’를 얻어 타야 합니다. 뱃삯 받고 운행하는 여객선이 아니라 주민 편의를 위해 통장이 생업 포기하고 하루에 딱 한 번 띄우는 배입니다.
세어도는 말 그대로 멀고도 가까운 섬이었습니다. 섬 남쪽에 서면 영종대교가 시야를 가로지르고, 섬 북쪽에서는 강화도가 눈 앞에 보입니다. 세어도와 강화도 사이 광활한 갯벌이 세계 3대 갯벌이라는 동막갯벌입니다. 도심 속 오지 세어도를 소개합니다. ▶관계기사 이어보기
글=손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