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러스터에 과도한 정부개입 경계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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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정부가 하지 말아야 할 일, 해도 괜찮은 일, 하지 말아야 할 일은 잘 구분해야 합니다. 정부가 특정 클러스터나 회사를 우대하거나 보조금을 주거나 시장 경쟁을 왜곡해서는 안 됩니다.”

 크리스티안 케텔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19일 지식경제부와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 공동 주최한 ‘제6회 국제혁신클러스터 콘퍼런스(ICIC)’ 기조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불확실 경제시대에 혁신클러스터의 역할’을 주제로 이날부터 이틀간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케텔스 교수는 “한국경제의 성공은 더 많은 클러스터를 고집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클러스터 정책을 펴는 데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모든 클러스터를 지원하고, 자료를 축적하는 일은 해야 한다”면서도 클러스터 활동의 우선순위를 정부가 정하는 것과 같은 과도한 정부 개입에는 우려를 표시했다. 케텔스 교수는 ‘경쟁 전략’ 분야에서 유명한 경영학자인 마이클 포터와 공동 연구를 해왔으며 마이클포터연구소장도 맡고 있다. 마이클포터연구소는 클러스터 개념을 세계 최초로 도입해 확산시킨 연구기관이다.

 이스라엘 와이즈만연구소의 모데차이 셰베스 부총장은 이어진 기조연설에서 “모든 것은 기초과학에서 시작한다”며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와이즈만연구소는 세계 최고의 학제 간 협력 연구소로 과학적 지식과 연구성과를 실용화하는 기술사업화의 세계적 표본으로 평가받는 곳이다. 자회사 예다(Yeda)를 1959년 설립해 민간으로의 기술이전과 사업화를 지원하고 있다. 세 번째 기조연설자로 나선 이석우 카카오톡 공동대표는 카카오의 역사와 성공 비밀을 얘기하며, 오픈 글로벌 플랫폼으로서의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이재구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은 “국가·기업 간 경쟁심화, 기존 산업의 포화, 소비자 니즈의 다변화 등으로 세계경제는 불확실성이 심화하면서 신가치 창출을 위한 기술과 산업의 융·복합과 개방형 혁신을 앞당기고 있다”며 “이번 콘퍼런스는 다양한 혁신 성공사례를 공유하는 글로벌 기술사업화 네트워크의 장으로 마련했다”고 말했다.

◆ 클러스터

한 지역에서 대학·연구소·기업이 서로 모여 지식을 공유하면 생산과 연계된 새로운 혁신을 창출할 수 있다. 이 같은 클러스터의 대표적인 예가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한국의 대덕연구개발특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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