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세프 대사 10년, 흉악범죄 만연에 가슴 아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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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기자회견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테이큰 2’의 리암 니슨. [양광삼 기자]

“건강이 허락하는 한 액션스타로 계속 활약하고 싶습니다.”

 한국을 처음 찾은 할리우드 배우 리암 니슨(60)은 17일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새 영화 ‘테이큰 2’(27일 개봉) 홍보차 내한했다.

 북아일랜드 출신인 그는 영국에서 배우로 활동하다 뒤늦게 할리우드에 진출했다. 1993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쉰들러 리스트’에 주연으로 발탁되며 주목을 받았다. 이 영화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도 올랐다. 이런 그는 2008년 50대 중반의 나이에 영화 ‘테이큰’을 통해 액션배우로 새롭게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이 영화에서 그는 인신매매범들에 납치된 딸을 구하기 위해 온몸을 던지는 CIA 요원 출신 아버지로 대활약을 보였다. 그 속편이 이번에 개봉하는 ‘테이큰 2’다. 이번에는 복수하기 위해 돌아온 악당에 맞서 가족을 지키려 분투하는 아버지를 연기했다. 환갑의 나이가 무색할 만큼 긴박한 액션을 선보였다.

 큰키(193㎝)에 파란 눈을 가진 그는 “‘테이큰’의 성공 이후 할리우드가 나를 액션배우로 보기 시작해 액션영화 대본을 많이 보내오고 있다”며 “그 영화가 배우로서의 삶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뤽 베송 사단이 만든 ‘테이큰’은 전 세계적으로 2억2500만 달러(약 2508억원)의 흥행수익을 기록하며 리암 니슨을 세계적 스타 반열에 올려놓았다.

 그는 “청소년 때 아마추어 복서로 활동한 것이 액션신을 찍는 데 도움이 된다”며 “체력관리를 잘하고 있기 때문에 내 몸이 경고 신호를 보내기 전까지 액션 연기를 계속 하고 싶다”고 말했다. 영화 속 무술에 대해 “스턴트와 격투 장면은 프랑스 전직 특수요원 출신인 무술가가 가르쳐줬다”며 “동양 무술과 유럽의 격투기를 혼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만 네 번째 영화를 개봉하는 등 다작(多作)을 하고 있다. “많은 작품을 할 수 있다는 것, 촬영장에서 일하는 것이 정말 즐겁다”고 말했다.

 전작보다 부드러워진 영화 속 캐릭터에 대해 “납치된 딸과 자신의 삶을 찾기 위해 저지른 폭력과 살인에 회의를 느끼고 있어서 그렇게 표현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심각한 사회문제인 흉악범죄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유니세프 홍보대사로 10년 이상 일하고 있기 때문에 인신매매 같은 범죄의 현황을 잘 알고 있다”며 “그런 범죄가 만연하다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한국 영화 중 좋아하는 작품으로는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와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를 꼽았다. “미안하지만 다른 영화들은 아직 보지 못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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