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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프트 특집] 내셔널리그 팀별 결산

중앙일보

입력

◆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다이아몬드백스는 완성된 보석보다는 원석의 영입에 관삼이 많다. 올해도 페어필드대학의 에이스 라이언 홀스탠(23라운드) · 워너 서던칼리지의 유격수 스캇 힐린스키(24라운드) · 서던 네바다 커뮤니티칼리지의 투수 클리프 맥마흔(27라운드) 등의 원석을 건졌다.

다이아몬드백스는 96년 리그에 참가한 이후 롭 라이언(26라운드) · 제이슨 콘티(32라운드) · 에릭 세이블(42라운드) · 주니어 스피비(36라운드) 등의 하위라운드 선수들을 빅리그에 올렸다. 다이아몬드백스의 마이너시스템은 좋은 선수를 길러낼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

◆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브레이브스는 그간 브루스 첸(필라델피아 필리스)의 트레이드와 오달리스 페레스의 부진으로 좌완투수 수급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마이너시스템에도 좌완 유망주는 봉중근 하나밖에 없는 실정이며, 톰 글래빈의 노쇠화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브레이브스는 LA 다저스를 대신한 1라운드에서 97마일을 던지는 스크래븐 고등학교의 좌완투수 조셉 맥브라이드를 건지는 행운을 안았다.

그러나 타자쪽의 지명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미 빅리그의 키스톤콤비로 성장한 라파엘 퍼칼과 마커스 자일스에다가 마이너리그에는 윌튼 베이트미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위라운드에서 유격수 조시 버루스와 2루수 리차드 루이스를 선발한 것은 두 선수의 재능에 앞서 중복투자라는 인상을 지우기 힘들다.

차라리 취약지구인 1루수의 보강을 하는 것이 좀 더 나은 선택이였을 것이다.

◆ 휴스턴 애스트로스

웨이드 밀러 · 로이 오스월트 등 최근 몇 년간 투수 유망주들의 영입에 성공한 애스트로스는 이번 드래프트에서 내야보강에 초점을 맞추었다.

현재 훌리오 루고가 유격수를 맡고 있지만 루고는 장기적인 대안이 아니며 마이너리그에도 쓸만한 내야수는 찾기 힘들다. 애스트로스가 내야진에 신경을 써야하는 이유는 크레그 비지오의 나이가 만만치 않은데다가 켄 캐미니티가 붙박이였던 3루도 플래툰을 써야할 만큼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애스트로스는 테네시 대학의 유격수 크리스 버크를 1라운드에 지명했으며, 라이언 스타겔(7라운드) · 브룩스 콘라드(7라운드) 등 유격수 보강에 신경을 썼다. 이 밖에도 2루수와 3루수를 많이 지명했으나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지는 못했다.

◆ LA 다저스

다저스는 지난 몇 년간 제대로된 좌완투수의 영입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였지만 모두 허사로 돌아갔다. 그러나 조금만 참을성이 있었거나 조금만 더 신중했더라면 그토록 원했던 좌완투수를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것도 97마일을 던지는 투수를.

앤디 애시비에 대한 대가로 내준 1라운드 지명권을 통해 브레이브스가 선발한 투수는 97마일의 강력한 직구를 구사하는 좌완투수 맥케이 맥브라이드였기 때문이다. 물론 단기적인 예상은 금물이지만 애시비의 현재 모습을 본다면 차라리 기다리는 편이 나았을 것이다.

이런 악재를 딛고 다저스가 선발한 선수는 우완투수 브라이언 필킹톤. 89마일의 평범한 직구를 던지는 그는 뛰어난 변화구와 수준급의 제구력을 자랑한다. 그러나 사람들의 관심은 그가 명투수였던 버트 블라일레븐의 조카라는 것.

끔찍한 타선을 알고 있으면서도 다저스는 이번에도 투수의 영입에 많은 비중을 뒀다. 다저스가 돈을 풀어 팀을 이끌 타자를 사온다면 할말은 없겠지만, 넘치는 팀연봉을 감안하면 드래프트를 통해 타선을 보강했어야 했다.

마이크 피아자 같은 선수는 흔하게 나오는 것이 아니다.

◆ 밀워키 브루어스

닉 누게바우어를 제외하면 이렇다할 투수 유망주가 없는 브루어스가 1라운드에서 뛰어난 우완투수로 평가받는 마이크 존스를 영입했다.

시즌 전 리치 섹슨 · 제프 젠킨스 · 제로미 버니츠를 붙잡아 타격을 강화했다면, 존스를 비롯 주드 리차드슨· 캘빈 카펜터와 같은 전도 유망한 투수들을 영입한 것은 팀에 새로운 활력이 될 것이다.

◆ 몬트리올 엑스포스

메이저리그의 선수 공급원 역할을 그만둔 엑스포스의 최근 모습은 형편없을 정도다. 잘못된 트레이드를 남발, 오히려 전력을 약화시켰던 엑스포스의 프런트는 얼마전에는 팀의 정신적 지주인 펠리페 알루 감독마저 내보냈다.

이런 엑스포스가 새로운 출발을 위해 심혈을 기울인 첫번째가 드래프트다. 그러나 많은 노력을 들였음에도 성공을 단정할 수는 없다.

1라운드에서 선발한 조시 카프는 뛰어난 투수임에 틀림없다. 불같은 직구와 커브와 체인지업을 구사하는 카프는 전체 1순위를 노려도 좋을만큼 선수지만, 사타구니 부상 이후 6순위까지 밀려났다. 사타구니 부상은 특히 투수들에게는 심각한 부상이다. 99년 다저스의 유망주였던 로빈슨 체코 역시 이 부상 이후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엑스포스는 도널드 레빈스키 · 마이클 힌클레이 · 니콜라스 롱 등, 고졸 투수를 중심으로 드래프트를 실시했는데 이들은 적어도 3년 이상이 필요한 선수들이다.

◆ 시카고 컵스

이번 드래프트의 최대 수혜자는 마크 프리어를 얻은 시카고 컵스다.

컵스는 지난 6일(한국시간)에는 유제국을 영입했고, 드래프트에서 프리어를 얻으면서 그동안 타자 유망주만 우글거렸던 마이너리그의 투타 균형을 완벽히 맞추었다.

이미 존 리버가 완숙한 기량을 보이고 있으며 케리 우드의 회복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컵스는 프리어 · 카를로스 잠브라노 · 유제국 같은 투수들이 제대로만 자라나준다면 '미래 최강의 타선'과 함께 몇 년 안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릴 수 있을 것이다.

◆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얼마전 에이스 메트 클레멘트를 트레이드한 것으로 많은 빈축을 샀던 파드리스가 또 다시 비난을 면키 어려운 드래프트를 했다.

이미 마이너리그에 션 버로우 · 사비어 나디 등 뛰어난 3루수가 있음에도 또 다시 3루수 제이크 거트루를 영입한 것이다. 또한 2라운드에서는 정신적인 문제로 직구 속도가 10마일 이상이 줄어든 매트 해링턴을 데려왔다.

그나마 3라운드에서 샌프랜시스코 대학의 강타자 태거트 보자이드를 건졌으나 올 시즌 최악의 드래프트는 파드리스의 몫이 분명하다.

◆ 뉴욕 메츠

1라운드의 애런 힐맨(우완투수)과 3라운드의 레오나르도 디나도(좌완투수)는 빠른 시간 안에 선발 로테이션에 진입할 수 있는 뛰어난 자질을 가진 투수들이다. 시기가 늦긴 했지만, 그나마 좋은 선수들의 영입에 성공했다.

그러나 메츠의 마이너리그에서 유망주들이 계속해서 부상을 당하는 것은 선수들이 약하거나 날씨가 춥거나 하는 일차원적인 문제가 아니라, 마이너 시스템에 뭔가 근본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 필라델피아 필리스

부동의 에이스 커트 실링(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이 떠난 자리를 메워줄 게빈 플로이드 영입은 최고의 선택이었다. 그러나 마이너리그의 '깊이'는 아직 요원해 보인다.

◆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천재' 존 반벤슈텐을 선택했다. 타자로서는 5 TOOLS 의 재능을 가졌으며, 투수로서는 97마일에 이르는 직구를 던질 수 있는 그는 투수쪽에 관심이 더 많다. 반벤슈텐은 3라운드에서 지명받은 제레미 거드리와 함께 좋은 투수로 성장할 것이다.

◆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수준급 투수인 브래드 헤네시와 노아 로어리 영입과 강타자 토드 린든 만으로도 자이언츠의 드래프트는 성공적이었다.

◆ 플로리다 말린스

지난 몇 년간 드래프트 보다는 트레이드에 관심이 더 많았던 말린스는 그간 선발 로테이션에 유망주들이 대거 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투수력에 여력이 남아 있다. 지난 해 애드리안 곤잘레스와 제이슨 스톡스 등 타자들의 영입에 신경썼던 만큼 올 해는 다시 투수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말린스는 매년 번갈아가며 투수와 타자쪽에 비중을 두고 있으며 어느 한쪽에 크게 치우지지 않는 뛰어난 드래프트를 하고 있다. 다만 선수를 키워내는 능력은 아직 부족하다.

◆ 신시네티 레즈

지난 몇 년간 보다는 확실히 나아졌다. 제2의 톰 글래빈이라는 좌완투수 제레미 소워스는 충분한 가능성을 가진 선수로 평가 받는다. 뛰어난 불펜에 비해 형편없는 선발진을 보강하기 위해 많은 투수를 지명했다.

◆ 콜로라도 로키스

최근 로키스 상승세의 주역은 투수진이다. 이를 확실히 깨달은 팀은 수준급의 투수를 선발했고 이들은 앞으로 로키스의 주역으로 성장할 것이다. 마이크 햄튼은 로키스에게 월드시리즈 우승의 꿈을 심어줬다.

◆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99년 13라운드에서 지명한 앨버트 푸홀스의 맹활약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카디널스의 드래프트는 단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확실히 1라운드 지명자 저스틴 포프는 다른 투수들에 비해서 탁월한 선수는 아니지만 카디널스의 마이너리그에는 뭔가 색다른 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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