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목고 입시, MY STUDY에 길 있다 ⑤ 서울국제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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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고 학생들이 최근 학교를 찾은 중학생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지은양·황동영군·김희선양·김광민군·박혜린양·김성결양.

2013학년도 입시부터 서울국제고의 신입생 선발에서 인성 평가가 강화된다. 학습계획서가 인성 영역과 자기주도학습 영역을 포함하는 자기개발계획서로 변경된다. 최근 황동영(서울 봉화중 2)군과 박혜린(서울 전일중 2)·김희선(서울 광희중2)양이 정진선 기획홍보부장을 만나 서울국제고 입학전형에 대해 물었다.

서울국제고 입시 준비 핵심 키워드
① 강화되고 확대된 인성 영역
② 자신에게 잘 맞고, 과정이 구체적인 자기주도학습
③ 늘어난 면접시간, 꼼꼼한 개별질문

자기개발계획서는 제시된 글자수 지켜 작성

 자기개발계획서의 인성 영역에 꼭 봉사와 체험활동을 기재하지 않아도 된다. 리더십을 발휘해 친구들 간의 소통을 이끌어 냈다든지, 갈등 관계에 있는 두 친구를 화해시킨 경험도 기재할 수 있다. 학교 폭력으로 고통 받는 친구를 도와준 사례도 가능하다. 정 교사는 “봉사와 체험활동 영역이 인성 영역으로 확대되면서 자신을 나타낼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가지 팁을 주면 요즘 사회적 화두가 ‘소통’인 만큼 인성 영역을 기재할 때 여기에 초점을 맞추면 좋지 않겠느냐”고 귀띔했다. “교우 관계에서의 문제 요소를 해결하려는 노력 등이 배려, 협력, 타인 존중, 갈등관리, 관계지향성 기술을 요구하는 인성 영역과 부합한다”는 설명이다.

 황군은 “그럼 자기개발계획서를 기술할 때 형식적인 면에서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는지”에 대해 물었다. 정 교사는 “두루뭉수리하게 쓰고, 정작 필요한 요소는 누락하는 지원자들이 있다”면서 “정해진 기재 요소들에 대한 내용을 충실히 충족하고, 구체적으로 기술하라”고 조언했다.

 제시된 글자수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정교사는 “글자수를 잘 안 지키는 지원자들이 생각보다 많다. (제시된 글자수보다) 한참 모자라게 적으면 성의가 없어 보인다”면서 “입학담당관이 지원자를 평가하는 데 근거가 되는 정보들을 충실하게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면접 문항이 자기개발계획서를 바탕으로 작성되는 만큼 꼼꼼한 기술이 요구된다.
 
자기주도학습 부분에선 근성·잠재력 보여야

 자기개발계획서가 요구하는 자기주도학습이란 “단순히 학원을 다니고 안 다니고의 문제가 아니다”는 것이 정 교사의 설명이다. 어떤 계기로 목표나 꿈을 갖게 됐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중학생으로서 어떻게 노력했는지 구체적으로 기술하라는 것이다. 정 교사는 한 합격생의 사례를 떠올렸다.

 “태권도가 4품인 학생이 있었어요. 초등생때부터 태권도를 배우면서 민족의 얼을 느꼈고, 체력과 정신력을 길러 생활과 학습 태도면에서 어떤 이점이 있었는지를 썼어요. 태권도가 취미, 공부, 꿈으로 이어지는 자신만의 스토리가 있었던 것이지요.” 정 교사는 “자기주도 학습이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중학생 수준에 맞으면 된다. 완성된 모습을 보려는 것이 아니라, 근성과 잠재력을 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입학 시험 때문에 급하게 준비한 학생과 자기 소신을 갖고 중학교 3년을 보낸 학생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독서활동에 대한 박양의 질문에 대해 정 교사는 “심청전을 읽고 이야기를 심봉사의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지 않느냐. 어떤 책을 읽었느냐가 아니라 자신만의 독창적인 해석과 깨달은 점을 중점적으로 본다”고 답변했다.

면접 땐 공통질문 없이 개별질문만 출제

 서울국제고는 면접에서 공통질문을 하지않는다. 정 교사는 “천편일률적인 답변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박양은 “면접에선 어떤 질문이 나오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정 교사는 “철저히 자기개발계획서를 바탕으로 한 개별 질문이다. 그만큼 서류를 꼼꼼히 검토한다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자기개발계획서에 기술된 내용 중에 자세히 알고 싶은 내용을 묻고, 진위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면접 시간은 지난해 1인 당 5~6분보다 늘어난 10분 이내가 될 예정이다. 지원자와 면접관 1대 3의 형식은 동일하다. 면접관들은 논의를 통해 각 지원자들간의 면접 시간과 질문 수의 균형을 맞춘다.

 서울국제고는 면접관이 면접장에서 질문을 말로 하지 않는다. 면접장 입실 몇 분 전에 지원자들에게 개별 질문을 주고 잠시 생각할 시간을 준다. 면접장에 들어온 지원자는 “1번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겠습니다”하는 말을 시작으로 질문 순서대로 답변을 한 뒤 나간다. 면접관들은 추가 질문을 하지 않는다. 정 교사는 이런 면접 방식의 이유를 “공정성을 위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면접관이 목소리가 작거나 발음이 부정확했다는 등의 시비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서울국제고는 1단계에서 영어 내신성적(160점)과 출결 성적으로 모집인원의 1.5배수를 선발한다. 2단계에서는 면접(40점)을 실시해 1단계 성적과 합산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자기개발계획서는 2단계 전형에서 반영된다. 따로 배점이 있지 않고 면접점수(40점)안에 포함돼 있다.

 정 교사는 “1단계를 아슬아슬하게 통과 했어도 면접과 자기개발계획서 평가 결과 서울국제고의 인재상과 부합한다는 판단이 들면 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선영기자 youngcan@joongang.co.kr 사진="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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