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장 화제] 마이비카드 세계시장 진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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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붕원(앞줄 왼쪽 두번째)사장 등 직원들이 마이비카드를 내보이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송봉근 기자

국내의 대표적인 전자화폐 회사인 부산의 ㈜마이비(동구 범일동)가 세계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마이비는 지난달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지역 스마트카드 회의에서 미국의 이스마트테크놀러지㈜와 세계시장 공동 진출을 선언했다.

이스마트테크놀러지는 전자화폐 분야의 세계적인 기업이다. 두 회사는 지난해 말 세계시장 개척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었다.

마이비의 전자화폐 사업 노하우와 이스마트테크놀러지의 지문인식 보안기술, 자금력을 서로 높이 평가한 것이다.

양 사는 마이비카드 사용이 정착된 부산을 스마트카드 시범지역으로 정해 세계 각국의 기업.정부가 견학하도록 하는 사업을 추진중이다. 우선 중국.싱가포르.우즈베키스탄 등 8개 국가를 해외사업 대상으로 잡고 있다.

송붕원(49)사장은 "마이비의 풍부한 전자화폐 사업 경험과 이스마트테크놀러지의 마케팅력 등이 합쳐지면 외국에서 마이비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날도 머지 않았다"고 말했다.

마이비는 2000년 9월 교통.유통에서 현금 대신 결제할 수 있는 전자화폐 사업에 뛰어들었다. 부산에서 첫 디지털부산카드를 상용화한 뒤 2년 만에 영.호남으로 보급 영역을 넓혔다.

현재 부산, 경남, 울산, 경북, 전남.북, 충남.북, 광주 등 9개 광역 시.도에서 마이비 카드가 버스, 지하철 등에서 요금결제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사실상 수도권 이남 지역을 석권한 셈이다. 수원, 용인 등 경기도 16개 시의 마을버스(650대)에도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부산의 경우 마이비카드를 이용한 디지털학생증을 도입하는 대학도 늘어나고 있다.

2001년 인제대를 시작으로 현재 동아대, 동의대, 동서대, 신라대, 동명정보대 등 7개 대학이 디지털학생증을 사용하고 있다. 국제금융고와 동래여중 등 중.고교에서도 디지털학생증을 도입했다. 지난해에는 마이비카드로 탈의실, 샤워장, 공영매점을 이용하고 파라솔을 대여하는 '서머비치 카드'를 해운대.송정해수욕장에 선보였다.

지난해 12월에는 구세군 자선냄비에 마이비카드 시스템을 설치해 현금 대신 전자화폐로 성금을 낼 수 있도록 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지난 13일부터 마이비카드로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리는 프로야구도 관람할 수 있게 했다. 경기장 출입문에 설치된 카드판독기에 마이비카드를 대면 요금이 자동 결제된다.

최근 부산하나로카드㈜를 인수해 그동안 마이비와 하나로카드로 이원화됐던 교통카드 서비스도 단일화했다.

이 회사는 올해를 마이비카드의 전국화 달성과 세계시장 진출의 원년으로 삼는다는 목표다.

송 사장은 "서울만 남기고 있다"며"올해 안에 전국화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전국 10개 광역 시.도에 전자화폐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700억원을 투자했다.

송 사장은 "마이비가 짧은 기간에 세계시장을 넘보게 된 것은 교통, 유통, 인터넷 등 소비생활 전반에 사용할 수 있는 전자화폐 기능을 갖췄고 시계 최고의 상용화 실적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송 사장은 동남은행 카드사업실장으로 근무할 때 국내 처음으로 전자화폐 개발을 주도했고, 부산은행으로 옮긴 뒤 디지털부산카드 개발의 기반을 다졌다. 2003년 9월부터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김관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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