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화 이끈 TK 3대 도시 대표 업종 얼굴이 바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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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용 건물인지 분간하기 힘들 만큼 세련된 공장 건물, 각종 제품을 싣고 쭉 뻗은 6차로 도로를 분주하게 오가는 트럭들. 공장 건설이 한창인 대구시 달성군 다사읍 세천리 성서첨단 산업단지의 모습이다. 전체 147만㎡에 84개 기업이 입주한다. 49개 업체는 이미 가동 중이다. 태양광·의료기기·자동차용 전자제어기기·산업용 로봇 등 모두 첨단 업종이다. 대구경북연구원 이춘근(58) 박사는 “성서첨단 산업단지와 동구 신서동에 건설 중인 첨단 의료복합단지가 완성되면 ‘대구=섬유도시’라는 오래된 공식이 깨지고 대구는 첨단 테크노폴리스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경북 포항시 흥해읍 용한리 영일만산업단지. 시원스레 뚫린 새 도로 양쪽으로 듬성듬성 공장들이 보인다. 현대중공업 HYMS 공장에 들어서니 집채만 한 선박 블록에서 땜질작업이 한창이다. 포스코에너지는 지난해 친환경 미래에너지인 연료전지 설비 생산을 시작했다. 세계 최대, 아시아 최초의 연료전지 공장이다. 경북도·포항시가 철강도시에서 신재생에너지와 신소재·부품으로 산업 영역을 넓혀 가는 현장이다.

 대구·경북 지역에 ‘산업 리모델링’ 바람이 거세다. 산업 리모델링은 한 지역이나 국가의 산업을 부가가치가 높은 업종으로 바꾸는 작업을 말한다. 섬유·철강·전자산업의 중심지로 1970∼80년대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었던 대구와 포항·구미시는 전통 지역산업을 넘어 첨단 산업 키우기에 나섰다. 대구시는 전담부서인 ‘신기술산업국’까지 설치했다. 다른 지자체에는 없는 조직이다. 이미 대구는 기계금속업체가 섬유업체 수의 배를 넘어섰다.

 본지 취재팀은 대구시 달성군의 대구테크노폴리스와 동구의 첨단의료복합단지, 포항의 영일만산업단지, 구미의 5국가산업단지 등 세 도시의 산업 리모델링 현장 6곳을 찾아 1주일간 취재했다. 지역경제가 어렵다지만 현장 분위기는 달랐다. 대구는 첨단 산업을 유치할 산업단지 건설공사가 속도를 내고 있었다. 모두 1832만㎡(약 555만평)에 8조8300억원이 투입되는 대역사다. 이들 단지에는 이미 164개의 기업과 연구소가 유치됐다. 모두 의료·기계금속·신재생에너지 등 첨단 업종이다.

포항시는 철강 일변도의 지역산업 구조를 다변화하고 있다.

구미시는 ‘내륙 수출도시’의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 전자·정보기술(IT)를 기반으로 하는 첨단 의료기기와 신소재 자동차부품 산업을 새로 육성하고 있다.

특별취재팀=송의호·홍권삼·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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