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S “응시자 많아 채점 밀려” 어학특기자 전형 차질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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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대학 수시모집 어학특기자 전형에 지원하려는 수험생들이 공인어학시험 토플(TOEFL)의 성적 발표가 연기돼 애를 먹고 있다. 어학 실력 입증 자료로 토플 점수를 내는 학생이 많은데 수시 모집 마감 전에 성적이 발표될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4일 토플 주관사인 미국교육평가원(ETS)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실시된 토플 IBT(인터넷 기반 토플) 성적 발표가 7일로 늦춰졌다. 원래는 지난달 29일 발표할 예정이었다. ETS 측은 이날 “채점이 다소 지연돼 발표가 연기됐다”는 짤막한 글을 홈페이지에 올렸다. ETS 측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한국에서 응시자가 예상 외로 많아 미국 본사에서 채점이 늦어지는 것 같다”고 해명했다.

 토플 성적이 7일보다 더 늦춰질 경우 수험생 중 상당수가 어학특기자 전형 원서 접수를 내기 어렵게 된다. 이 전형은 토플, 토익(TOEIC), 텝스(TEPS) 등 공인어학성적이 있어야 지원할 수 있다. 이 전형으로 뽑는 인원은 연세대·고려대·성균관대 등 27개 대학 1172명이다. 예년의 경쟁률은 최고 10대1을 넘었다.

  어학 커뮤니티 사이트엔 수험생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한 수험생은 “7일에 성적을 확인해 수시 접수 마감일인 8일에 지원하라는 건 도박을 하라는 얘기다. 소송이라도 내고 싶다”고 했다. ETS 측은 “대입 원서접수 마감을 앞두고 발표를 미뤄 혼란을 초래한 점은 유감”이라며 “늦어도 7일 이전에 성적을 발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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