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건 '꿈의 54타' 여제 소렌스탐 60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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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드디어 LPGA 투어 60승 고지에 올랐다. 1994년 24세의 처녀로 데뷔한 뒤 11년 만이다.

60승 무대는 16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스톡브리지의 이글스랜딩 골프장에서 끝난 칙필A채리티챔피언십이었다. 합계 23언더파로 2위 캔디 쿵(대만)과는 무려 10타 차였다. 올해 5개 대회에 나가 4승, 최근 7개 대회에서 6승이다. 사실상 독주 체제다. 이 추세대로라면 LPGA 투어 최다승 기록인 케시 위트워스의 88승(1985년 은퇴)을 깨는 건 시간 문제로 보인다.

소렌스탐의 모자챙에는 '54'라는 숫자와 '두려움에 맞서자'라는 글귀가 써 있다. 골프 사상 아무도 해 보지 못한 매 홀 버디, 즉 18언더파 54타를 치겠다는 의지다. 테니스 선수에서 골프로 전향했던 어린 시절부터 최고를 목표로 훈련했고, 이를 이루기 위한 훈련도 체계적이었다. 소렌스탐은 핸디캡 7의 골퍼이자 IBM에 근무하는 아버지 톰의 영향으로 자신의 모든 성적을 컴퓨터에 기록, 분석한다. 99년 겨울엔 퍼팅을 향상하겠다고 마음먹고 6주 동안 다른 샷은 전혀 하지 않고 퍼팅에만 매달렸을 정도로 목표의식과 집중력이 강하다.

?한결같은 스윙 템포가 강점=소렌스탐 샷의 강점은 일관성이다. 한 번도 스윙 코치를 바꾸지 않았고 컨디션에 따라 달라지는 파워 스윙 대신 리듬과 템포에 의한 스윙을 한다.

골프전문케이블방송인 'J골프'의 해설위원이자 컴퓨터 스윙 분석 시스템인 모델 골프 대표인 박원씨는 "소렌스탐의 스윙 리듬은 어니 엘스처럼 완벽하다. 소렌스탐의 스윙이 헤드업이 아니냐고 말하지만 스윙을 분석해 보면 임팩트 때 시선이 분명히 볼에 있다. 크고 높은 피니시를 위해 임팩트 이후 머리가 따라나가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드라이브샷 거리 1위와 강한 하체, 남자처럼 떡 벌어진 어깨 때문에 그에겐 종종 스테로이드 복용설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명예의 전당 회원인 줄리 랜킨은 "소렌스탐만큼 운동을 할 수 없는 선수들이 퍼뜨리는 루머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외신들은 '소렌스탐이 윗몸일으키기를 하루에 800개 이상 하며 태보(태권도와 복싱)와 러닝으로 하체를 강화한다. 턱걸이를 한 번에 10개 이상 할 수 있다'고 보도한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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