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페드컵] ⑧ 첫 경기 징크스 깨야 4강이 보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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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월드컵축구대회 16강 진출의 시험무대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는 첫 경기의 징크스가 깨질까. 올해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거스 히딩크 감독은 세계 강호들과 맞붙는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월드컵 16강 진출의 가능성을 보여줘야 하는 전환점에 서 있다.

일단 이번 대회에서 4강에 진출해야 합격점을 받을 수 있는 히딩크와 대표팀으로서는 같은 조의 프랑스, 멕시코, 호주와 힘겨운 승부를 펼쳐야 한다.

언제나 그랬듯이 4강 진출의 관건은 첫 경기다.

한국축구는 수년간 치러온 월드컵과 올림픽 등 큰 국제대회마다 첫 경기에서 허물어졌다.

지난해 사상 첫 8강 진출라는 국민의 염원 속에 열린 시드니올림픽 예선 스페인과의 경기에서도 드러났듯 공교롭게도 첫 경기에서 만난 팀은 세계적인 강호였고 한국은 컨디션 조절 실패와 심리적 위축감으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0-3으로 완패했다.

30일 컨페더레이션스컵 개막전의 상대도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랭킹 1위이자 98년 월드컵과 2000년 유럽축구선수권 챔피언 프랑스. 비록 천재플레이메이커 지네딘 지단이 빠졌지만 티에리 앙리, 니콜라 아넬카의호화 공격진에다 스피드와 개인기를 바탕으로 한 주전들의 실력은 한국보다 한 수위다.

그러나 한국은 히딩크 감독의 부임 이후 키워 온 자신감과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살려 호락호락 물러서지 않겠다는 투지로 똘똘 뭉쳤다.

지난 2월부터 본격으로 팀을 맡으면서 경기마다 4-4-2, 3-5-2(3-6-1), 4-3-3 등 다양한 시스템을 테스트한 히딩크는 프랑스전을 앞두고 필승 비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상대 공격수 앙리와 아넬카가 좌우측면돌파가 뛰어난 점을 감안할 때 힘좋은 서덕규와 김태영이 최후방 측면 수비를 맡고 홍명보가 중앙 수비수로 나서는 `스리백' 시스템이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활동폭이 넓은 프랑스의 공격을 막기 위해서는 하석주와 송종국의 수비 가담이 필수적이다.

미드필더에서는 유상철과 이영표가 축이 돼 상대 공격을 미리 차단하고 윤정환이 플레이메이커로 나설 전망이다.

일단 수비만 제대로 된다면 오랜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황선홍과 떠오르는 스타 설기현이 최전방에서 활발한 공격을 펼칠 수 있다.

한국이 프랑스 산맥만 넘는다면 국내파만이 합류한 멕시코와 대등한 경기를 펼쳐왔던 호주와도 경기를 풀어나가 의외의 성적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신문선 SBS해설위원은 "프랑스는 시차와 기후 적응이 제대로 안된 상태에서 한국과 첫 경기를 갖는 부담감을 안고 있다"며 "한국이 프랑스와의 대결에서 위축되지 않고 대등한 경기를 펼친다면 첫 경기 징크스를 깨고 자신감을 회복하는 계기가 될것"이라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최태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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