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장사' 현대차 노조 거액 리베이트도 챙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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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현대자동차 노조의 채용비리를 수사 중인 울산지검 특수부는 이 회사 일부 노조 간부가 취업장사 외에 업자에게서 거액의 리베이트도 받은 혐의를 포착,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울산지검은 16일 이들 노조 간부의 계좌에서 발견된 뭉칫돈을 추적한 결과 노조 창립 기념일 기념품 등 각종 행사와 관련해 업자에게서 받은 것으로 보고 이들의 금융거래 정보를 정밀 분석하고 있다.

검찰은 현대차 노조 내 '전진하는 민주노동자 투쟁위원회' 총무국장인 김모(37)씨의 계좌에서 2002년 말 6억여원이 입금된 사실을 확인하고 이 돈의 출처를 집중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특히 리베이트가 전임 노조 집행부 간부들에게 집중됐을 것으로 보고 당시 간부들을 모두 소환할 방침이다. 또 노조 간부들이 리베이트를 받기 위해 차명계좌를 만들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노조 간부들의 계좌 추적에서 이 같은 의혹이 추가로 불거짐에 따라 수사팀을 보강해 채용비리와 리베이트 수수 등 양 방향으로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검찰은 또 이날 취업 알선을 미끼로 돈을 받은 혐의(근로기준법 위반)로 황보모(37.대의원)씨를 긴급체포했다. 황보씨는 2002~2003년 사이 취업희망자로부터 회사 측에 취업을 추천해 준 대가로 3000여만원을 받은 혐의가 확인됨에 따라 17일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황보씨 외에도 은행 통장에서 입사 추천 대가로 보이는 3000만원이 발견된 황모(46)씨 등의 노조 간부들을 이번 주 중 소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2002~2003년 노조위원장이었던 이헌구(44.현 민주노총 울산본부장)씨도 채용비리에 개입한 혐의를 잡고 조만간 소환할 방침이다.

울산=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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