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금 혜택 다양한 이공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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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대 조선해양공학부 학·석사 과정을 마친 김미경(24)씨는 지난해 12월 현대중공업 기술연구소에 입사했다. 김씨는 학생 때 등록금을 학과가 제공한 장학금으로 해결했다. 경기도 출신인 김씨는 “서울 소재 대학에 입학할 수도 있었지만 장학금 혜택이 많은 대학을 선택했다”며 “직장을 잡지 못한 친구들은 내가 울산대를 선택한 것을 부러워한다”고 말했다. 이 학부의 학생 한 명당 장학금(179만원)은 전국 조선해양학과 평균(82만원)의 두 배가 넘었고 평가 대상 학과 중 1위다. 석·박사에겐 수업료 전액과 연구보조장학금(50만~80만원)도 지급된다.

이 학부는 2006년부터 매년 20억원을 들여 ‘세계일류화 사업’을 진행 중인데 예산 절반은 장학금에 쓴다. 현대중공업의 재정 지원이 있어 가능하다. 이진태 교수(학부장)는 “장학금을 늘린 뒤 입학생의 수능 성적 평균이 1.5 등급 올랐고, 외지 출신 학생의 비율도 60%에 이르고 있다”고 밝혔다.

 이공계 평가에선 장학금 확대를 위해 노력하는 대학들이 많았다. 장학금 혜택이 우수 학생을 모으는 한편 재학생이 학업에 전념하는 데 기여하기 때문이다.

 교수들이 비용을 절감해 장학금으로 사용하는 곳도 있다. 서울과학기술대 글로벌융합산업공학과는 대학 본부가 학과에 지급하는 지원금 4000만원 중 3200여만원을 학생들에게 돌린다. 이 학과 학생 한 명당 장학금은 117만원에 이른다. 장성용 학과장은 “원래 지원금은 교수의 출장 경비, 회의비 등에 쓰도록 배정됐지만 최대한 줄여 장학금으로 돌렸다”며 “기사 자격증을 따면 30만원을 주는 등 인센티브로도 활용한다”고 말했다.

 자치단체의 지원을 바탕으로 장학금을 확대한 대학도 있다. 강원대 제2캠퍼스 식품영양학과 학생들은 한 해 1인당 144만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평가 대상인 58개 식품영양학과 중 제일 많았다. 돈은 지자체로부터 온다. 삼척시가 폐광지역 특별법의 기금으로 매년 50억~60억원을 19개 학과에 장학금으로 지원하고 있다. 장기효 교수는 “지자체와 향토 기업의 뜻을 존중해 예산의 상당 부분을 장학금 등 학생 복지에 쏟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학과 평가 결과 학생 한 명에게 100만원 이상의 장학금을 지급하는 지역대는 강원대 식품영양학과, 위덕대 외식산업학부(106만원), 한국해양대 조선해양시스템공학부(103만원), 홍익대 세종캠퍼스 조선해양공학과(109만원)로 나타났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www.jedi.re.k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학평가팀=천인성(팀장)·강기헌·이상화 기자, 교육팀=성시윤·윤석만·이한길·이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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