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사이버공격 경보체계 '사후 약방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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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미국의 사이버 공격 경보체계가 ''사후 약방문''이 되고 있는 것으로 월스트리트저널이 22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연방수사국(FBI)이 해커의 공격으로부터 정부와 기업 컴퓨터망을보호하기 위해 설립한 ''국가인프라보호센터''(NIPC)가 제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지적하면서 회계감사원(GAO)의 보고서를 인용해 NIPC가 내린 사이버 공격 경보 80여건 중 대부분이 피해 발생 이후에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저널에 따르면 GAO는 이 보고서에서 NIPC가 기술과 인력 부족으로 사기가 크게 저하돼 있으며 FBI 요원과 타부처에서 파견돼온 요원들간의 협력이 제대로 이뤄지지않고있는 것으로 지적했다.

NIPC는 지난 98년에 창설된 이후 연간 2천700만달러에 달하는 예산을 사용하고있으나 컴퓨터 보안전문가와 업계로부터 설립 취지에 맞는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NIPC는 작년 러브바이러스 확산 때 민간부문보다 늦게 이를 파악하고 정부와 기업체 컴퓨터망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뒤에야 경보를 발령한 바 있다.

저널은 GAO 보고서가 NIPC 해체를 권고하지는 않았지만 FBI 내부간첩 사건과 티모시 맥베이 수사서류 누락 등으로 FBI 활동에 대한 광범위한 재검토 작업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사이버 공격과 관련된 FBI의 역할 변경 가능성이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GAO 보고서에 첨부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의회담당 책임자 조지 앤드리코스의 서한은 NIPC의 역할 중 일부는 각 부처로 분산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으며''사이버분석센터''를 새로 구성해 경보담당 업무를 맡겨야 한다는 권고를 한 것으로신문은 전했다. (뉴욕=연합뉴스) 엄남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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