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리모델링]50대 계약직 영업사원, 아파트 2채 있지만 수입 적어 노후 걱정된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 방배동에 사는 김모(50)씨. 5년 동안 해외에서 생활하다 귀국한 지 3년이 조금 넘었다. 전업주부인 아내와의 사이에 자녀가 둘이다. 첫째는 출가했고, 둘째는 대학생이다. 귀국 후 영업계약직으로 새 직장을 얻었지만 수입이 많지 않아 생활이 늘 쪼들린다. 마이너스 통장을 쓸 때가 많다. 자산은 14억원에 달하지만 부동산 비중이 80%에 달한다. 한때 자산이 전부 부동산이었으나 모자라는 생활비와 첫째의 결혼비용 충당을 위해 일부 부동산을 판 덕에 비중이 그나마 줄어든 것이다.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 나머지 부동산도 정리하려 한다며 상담을 구했다.

Q. 서울 구로동과 잠실에 아파트 한 채씩을 보유하고 있다. 지금 거주 중인 아파트는 전세다. 집들을 정리하고 싶는데, 어떤 순서로 해야 하나.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A. 자녀 교육을 거의 끝낸 상태이기 때문에 전셋값이 비싼 방배동에 거주할 이유가 없다. 전세금을 빼내 본인 소유의 구로동 아파트로 이사할 것을 권한다. 구로동 아파트는 세 식구가 살기에 적당하다. 구로동 아파트의 임대보증금이 1억5000만원이고 전세자금이 2억9000만원이므로 이사를 통해 1억4000만원의 여윳돈을 확보하게 된다. 5억원에 전세를 놓은 잠실 아파트로 이사 가는 건 돌려줄 전세보증금을 마련할 길이 없어 무리다. 이 아파트에 대한 애착이 크겠지만 안정적인 생활과 노후 준비를 위해 적당한 시점에 파는 게 좋겠다. 주택시장은 현재 가장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다. 적어도 내년까지는 침체를 완전히 벗어나기 힘들 전망이다. 그러나 잠실은 지역적 호재가 많고 실수요가 탄탄해 다른 지역보다 회복세가 일찍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요즘은 계절적으로 비수기 다. 올가을에 시장 흐름을 살펴 매도 기회를 엿보는 게 좋겠다.

　Q. 가지고 있는 주식이 매입가 대비 3분의 1 토막이 난 상태다. 파는 게 좋은지, 팔 경우 매각 대금은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알려달라.

　A. 주식 투자에서 막대한 손실을 보아 정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미련을 갖지 말고 매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보유 주식이 우량주도 아니고 코스닥의 소형 종목으로 주가 전망이 별로 좋지 않기 때문이다. 매입 당시 회사의 재무제표라든가 성장성 등을 분석하지 않고 주변 지인의 권유로 묻지마 투자를 한 자업자득이다. 주식을 팔게 되면 1000만원이 손에 들어온다. 이 돈을 자기 집으로 이사하는 데 따른 여윳돈 1억4000만원과 합쳐 종신형 즉시연금에 가입하기 바란다. 여명 때까지 매달 70만원의 현금흐름이 생길 것이다. 금융 소득 세재 개편으로 내년부터 즉시연금의 비과세 혜택이 사라진다. 즉 내년 1월 1일 가입분부터 종신형은 5.5%, 상속형은 15.4%의 세율이 적용돼 받는 연금수령액이 줄어든다. 게다가 비과세가 살아 있을 때 막차를 타려는 가입자가 급증하면서 일부 보험사는 벌써 올해 가입한도액을 다 채워 판매를 중단했다는 소식이다. 더 늦기 전에 서둘러 즉시연금에 들어야 하겠다.

　Q. 보험 리모델링을 한다면.

　A. 김씨 가족은 손보사의 통합보험과 질병에 대한 종신보험을 들고 있는데, 보장 대비가 잘돼 있는 편이다. 가장의 사망 보장은 종신보험 5000만원, 통합보험 4000만원 등 9000만원이다. 충분치 않지만 아쉬운 대로 쓸 만한 액수다. 보장성 보험료 지출액은 60만원 선이다. 월 250만원인 수입에 비해 많다고 느껴진다. 수입 대비 적정보험료 비중인 10%를 훨씬 초과해서다. 그렇다고 보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보장 구비가 잘돼 있는 가입 보험을 해지할 필요는 없다. 해지 수수료 등을 감안하면 손해 볼 수 있다. 다만 보장 기간이 짧고 보장액이 적은 골프 보험은 해지하는 것이 좋겠다.

서명수 기자
후원=미래에셋증권·삼성생명·외환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