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3 2001] 게임왕국 '지존 대결'

중앙일보

입력

'손 끝으로 미래를 느끼세요(Touch The Future)' .

지난 17~19일 미 LA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계 최대 디지털 게임박람회인 '전자오락엑스포(E3) 2001' 의 키워드다.

E3 2001에서 1백여개국, 5백여 업체들은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5개 전시관으로 꾸며진 전시장은 인천국제공항 크기임에도 화려한 동영상으로 선보인 최첨단 신작 게임 2천5백여종과 사흘간 관람객 20여만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특히 미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일본 소니.세가.닌텐도 등이 가정용 비디오 게임기에서 최신작을 들고 나와 한판 승부를 벌였다. 온라인 게임 분야는 미 EA와 블리자드가 경쟁했다.

행사 주관업체인 IDSA의 더글러스 로웬스타인 사장은 "전시회에 출품된 디지털 게임 중 80%가 하반기 출시될 최신작" 이라며 "전세계 게임 산업이 매년 15% 이상 증가해 오는 2003년엔 온라인 시장 11억달러를 포함해 1백69억달러에 이를 전망" 이라고 말했다.

◇ 가정용 비디오 게임기의 '별들의 전쟁' 〓MS의 '공략' 과 일본의 '수성' .이번 전시회의 최대 이슈는 가정용 비디오 게임기. 기존에 소니.세가.닌텐도 등 일본 업체들이 독식하던 시장에 '소프트웨어 왕국' 인 MS가 도전장을 내놓았다.

MS는 메인 전시관인 남쪽 홀에 독립 전시관을 개설, '소니를 싫어한다' 는 주제로 '엑스박스(X-Box)' 시제품을 선보였다. MS의 로버트 바흐 게임담당 부사장은 "오는 11월 8일이 X-데이(엑스박스 출시 일자)" 라며 "대당 2백99달러에 모두 80만개를 보급할 생각" 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엑스박스는 세계 최고의 3차원 시뮬레이션 게임기 시대를 열 주역" 이라며 "세가 등 전세계 25개 게임업체가 소프트웨어 개발에 참여한다" 고 강조했다.

이에 맞서 일본 업체들도 서쪽 홀의 3분의2를 차지, 소니.세가.닌텐도 등의 전시관을 집중 배치했다. 특히 현재 가정용 비디오 게임기 시장을 주도하는 소니와 닌텐도는 각각 '플레이스테이션(PS)2' 와 '게임큐브' 를 선보여 관람객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가즈오 히라이 소니 미 지사장은 "PS2는 시뮬레이션.스포츠 등 풍부한 타이틀이 경쟁력" 이라고 주장했다. '닌텐도 수성(守城)' 이란 주제로 행사에 참여한 닌텐도의 피터 메인 부사장은 "게임큐브가 오는 9월 14일 일본에서 먼저 출시된다" 고 밝혔다.

◇ EA와 블리자드의 네트워크 대전〓세계적으로 인터넷이 대중화되면서 뜨거운 이슈로 부상 중인 분야가 네트워크 게임시장. 특히 EA의 '엠페러 배틀포 듄' 과 블리자드의 '워크래프트3' 는 차세대 온라인 게임으로 쌍벽을 이룬다는 평가다.

두 회사가 모두 이르면 다음달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라 이번 행사를 통해 '포스트 스타크래프' 후보작을 놓고 인기몰이에 나선 것이다.

한빛소프트의 김영만 사장은 "두 작품 모두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국내에서 2백만 회원을 둔 빅 히트작 '스타크래프트' 와 닮은 꼴" 이라며 "2차원 스타크래프트에서 3차원으로 발전했고 애니메이션도 화려해졌다" 고 설명했다.

MS는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3탄격인 '에이지 오브 미솔로지' 를 포함해 로봇 전략게임 '멕 커멘드2' 등 8개 게임을 선보였다.

◇ 폭발하는 게임시장〓미국 게임산업은 지난해 2억1천9백만 게임이 팔려 시장 규모가 60억 달러에 달하는 등 매년 두자릿수의 고성장을 하고 있다. 미국에서 1억4천5백만명이 비디오.PC게임을 즐기고 있고, 이중 43%가 여성일 정도로 대중화하는 추세다. 디지털 게임산업의 선진국인 일본은 시장 규모가 1백조원으로 추산될 정도다. 국내 게임시장도 지난해 1조원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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