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체들, 새 분야 진출로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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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IT업체들이 기존의 사업 분야에서 축적한 경험과 기술력, 노하우를 바탕으로 새로운 분야에 진출, 성공을 거두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른바 IT업계의 `온고지신''(溫故知新)으로 부를 만한 이 사례들은 새로운 시장환경에 살아남기 위해 시의적절한 변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시스템통합(SI) 및 네트워크통합(NI) 전문업체인 알파엔지니어링(대표 이등구 http://www.ialpha.co.kr)은 홍채인식 원천기술을 응용한 보안솔루션 개발에 성공, 현재 완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도 홍채인식 장비가 생산되기는 했으나 외국 업체로부터 원천기술을 들여와 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에 불과했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 이등구 사장은 "시스템통합 사업을 하면서 국내에 유통되는 보안 솔루션이 대부분 외국제품인 것이 마음에 걸려 지난 98년부터 연세대 신호처리연구소와 함께 생체인식 보안시스템 개발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앞으로 홍채인식과 지문인식 등 다양한 생체인식 기술을 확보하고 기존의 네트워크 기술력과 접목시켜 세계적인 생체인식 보안전문 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다.

다국어 검색 및 번역 소프트웨어 전문업체 언어공학연구소(대표 장충엽)는 최근수익모델 강화를 위해 자연어 도메인 사업에 진출했다.

서비스 개시 한달만에 3만이 넘는 등록 건수를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는자연어 도메인 사업은 이 회사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자연어 처리 기술력을 응용한 새로운 사업분야다.

이전부터 해오던 검색 사이트 운영이나 소프트웨어 판매만으로는 수익을 내기힘들어 올해부터 주력사업 모델을 변경하기로 결심했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 이니텍(대표 김재근)은 뛰어난 암호기술을 기반으로 데이터보안과 전자인증, 전자공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업체로 지난 99년 정보 서비스 사업 부문을 분사시켜 이니시스(사장 권도균 http://www.inicis.com)를 설립했다.

이니시스는 이니텍의 기술력을 토대로 전자상거래를 위한 전자지불 서비스에 나서 현재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의 60% 이상(금액 기준)을 점유하고 있다.

이니텍의 창업자인 권도균 사장은 "첫 사업으로 선택한 암호화시스템 개발도구는 가격이 너무 비싸 시장형성에 실패했지만 기존의 기술을 바탕으로 시작한 전자결제 서비스가 오히려 대박을 터뜨렸다"고 말했다.

지난 98년 설립된 세넥스테크놀로지(대표 남궁종)는 초기에 PC파일 암호화 제품인 `X파일러''와 방화벽 `방패순'', 정보보호와 네트워크를 통합한 `SIS솔루션''을 주력으로 하는 보안솔루션 업체로 출발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인터넷 접속만으로도 바이러스 감염여부의 진단과 치료기능을일괄 제공하는 백신ASP(소프트웨어 임대)와 바이오 사업에 진출하는 등 새로운 분야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한편 ''런딤''의 성공으로 디지털 애니메이션 분야의 강자로 떠오른 디지털드림스튜디오(대표 이정근)는 당초 게임 유통업체를 표방했으나 지금은 국내 기술과 장비로 만든 애니메이션을 수출하는 국제적 제작사로 성장했다.

그룹웨어 개발업체인 나눔기술(대표 장영승)도 창업 아이템인 프로그래밍 언어개발 사업을 포기하고 일찌감치 그룹웨어 분야에 주력한 것이 성공의 열쇠가 됐다.

이밖에 엠플러스텍(대표 김인회)의 경우 PC용 주변기기 제조업에서 출발했으나그래픽카드(VGA) 제조로 업종을 바꾸면서 전성기를 구가했으며 지금은 PDA(개인휴대단말기)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또 버추얼텍(대표 서지현)도 처음에는 인트라넷 전문업체로 출발했지만 지금은보안전문 업체로 널리 알려져 있다.(서울=연합뉴스) 정규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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