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막대사탕 돌렸다고 선수위원직 당선 무효 처리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285호 19면

막대사탕을 돌리면 뇌물이다? IOC의 답은 “예스”다. 대만의 태권도 선수 주무옌(朱木炎·30)은 런던 올림픽 기간 중 IOC 선수위원 선거에 입후보해 높은 득표율로 당선됐으나 IOC에 의해 무효처리됐다. “막대사탕을 투표권자들에게 나눠 줬음이 적발됐다”는 게 이유였다. 일본의 무로후시 고지(室伏廣治·37) 선수 역시 당선에 성공했지만 “아이패드를 이용해 자기 홍보자료를 투표권자인 동료 선수에게 보여 줬다”는 이유로 당선 무효처리됐다.

IOC의 ‘제로 톨레랑스(무관용)’ 원칙

일본올림픽위원회(JOC) 측은 “선거 과정에 대한 자료를 보여 준 것이라는 증거가 있다”고 반박했으나 일단 런던 올림픽 기간엔 무효처리로 일단락됐다. 2020년 도쿄 여름올림픽 유치를 위해 자국 위원이 절실한 JOC는 패닉 상태에 빠졌다. 당시 IOC 선수위원장이었던 프랭크 프레데릭스는 “스타트를 잘못 끊었다면 경기에서 아웃되는 게 스포츠정신”이라며 두 선수의 항의를 일축했다. 선수의 권익을 추구해야 하는 선수위원장이 IOC의 입장을 대변한 모양새였다.

이 ‘막대사탕 스캔들’은 IOC의 ‘제로 톨레랑스(zro tolrance·무관용)’ 원칙을 잘 보여 주는 사례다. IOC는 규정에서 “공인자료 이외 모든 종류의 서류·포스터·간판·플래카드·선물을 배포해선 안 된다”고 못 박고 있다. IOC의 ‘제로 톨레랑스’ 경향은 최근 더 굳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강 건너 불구경할 일이 아니다. 한국의 선수위원 문대성 의원의 논문 표절 사태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IOC 미디어사무국의 앤드루 미첼은 e-메일 답신에서 “국민대의 최종 조사 결과를 담은 서한이 IOC에 도착하길 기다리고 있다”며 “수개월간 논의를 거쳐야 하는 상황”이라고만 답했다.

한·일전 독도 세리머니 박종우 선수 문제도 걸려 있다. 로게 위원장은 13일 인터뷰에서 박 선수의 세리머니가 “(IOC의 제재 대상인) 명백한 정치적 행위”라고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임기 만료를 1년 남짓 앞둔 그가 무관용 원칙의 고삐를 더욱 죄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게 위원장은 ‘미스터 클린’ 및 ‘원칙주의자’ 이미지에 자부심이 상당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