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 계열분리 매듭짓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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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반도체(옛 현대전자) 가 현대 계열사들이 보유한 지분을 일단 해외 투자자에게 소유권만 먼저 넘긴 뒤 나중에 매각해 정산하는 형태로 계열 분리를 추진하기로 했다.

하이닉스반도체 채권단 관계자는 11일 "계열 분리를 위해 현대 계열사들이 보유한 주식을 바로 매각하면 주가가 낮아 손실이 크며 증시에도 부담을 준다" 며 "일단 해외주식예탁증서(DR) 를 인수하는 해외 대주주에게 소유권을 이전한 뒤 주가가 오르면 이를 처분해 대금을 지급하는 형태로 다음달 안에 계열 분리를 할 것" 이라고 밝혔다.

현대 계열사들이 보유한 하이닉스 지분은 5월 초 현재 ▶현대상선 9.25%▶현대중공업 7.01%▶현대엘리베이터 1.17%▶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의장 1.70% 등 총 19.13%다.

2000년도 회사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3개사의 하이닉스반도체 주식 취득 원가는 1조2천5백억원으로 현 시가(11일 종가 4천35원) 로 처분할 경우 3개사는 총 9천억원대의 투자 유가증권 매각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 계열사와 해외 투자자는 외자유치가 확정되면 소유권을 이전한 뒤 ▶주식 처분 금지 기간▶매각 가격▶대금지불 방법 등 구체적인 매각 조건을 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하이닉스반도체와 재무 자문사인 미국의 샐러먼 스미스 바니(SSB) 는 지난 10일 채권 금융기관들이 5조1천억원 규모의 채무 조정안을 확정함에 따라 다음 주부터 1조8천억원 규모의 외자 유치를 위한 투자설명회(로드쇼) 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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