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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이상한 기후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284호 04면

날씨가 수상합니다. 한동안 가뭄이더니 엄청난 폭염으로, 다시 물폭탄으로 이어집니다. 노동운동을 넘어 생명사상에 천착하고 있는 박노해 시인이 걱정을 담아 ‘이상한 기후’라는 시를 썼습니다. 카나리아 같은 시인의 경구가 추상같습니다.

“기상이변이다/ 이상기후라고/ 말하지 말라// 지금 이것이/ 정상기후다/ 그렇지 않은가// 기후가 절로 이상한가/ 삶의 내용이 이상하고/ 생활 방식이 문제 있으면/ 자연도 기후도 살아남기 위해/ 정상 반응하고 이상해지는 법// 나는 정상으로 살고 있는가/ 이토록 지구의 한계를 뛰어넘어/ 먹고 입고 쓰고 욕망하는 것이/ 정상인가 이상인가// 아 이제 지구시대는/ 이상기후가 정상기후다!”

그래도 입추가 지나니 더위도 확실히 한풀 꺾였습니다. 자연은 무자비하지만 속임수는 쓰지 않습니다. 여름이 가면 가을이 옵니다. 힘든 여름을 보낸 만큼 가을이 주는 결실을 하나라도 감사히 여기도록 하겠습니다.

S매거진도 가을을 앞두고 지난주부터 지면을 좀 바꿨습니다. 4년4개월간 정이 넘치는 글과 따뜻한 사진으로 ‘지리산에 사는 즐거움’을 저희에게 알려준 사진작가 이창수님, 3년 7개월간 품격 있는 정보 만화가 어떤 것인지 보여준 ‘문화 캐리커처 VS’의 김재훈님께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고마움을 표합니다. 아울러 새로 코너를 선보이는 모든 분께도 기대와 설렘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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