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중부 강타한 물폭탄, 오늘은 남부지방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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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15일 중부지방을 강타해 많은 피해를 가져온 ‘물폭탄’이 16일에는 남부지방으로 내려간다. 기상청은 15일 “충청·전북·경북 북부 등 남부 지방에 16일 낮까지 시간당 40㎜ 이상의 강한 비와 150㎜ 이상의 많은 비가 오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16일 자정까지 강원영서 남부와 충청, 남부 지방은 30~80㎜, 서울·경기·강원·제주에는 5~30㎜가 예상된다. 기상청은 또 중부 지방을 중심으로 주말인 18~19일과 21일께 다시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청 김태수 통보관은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이 약해진 뒤 기압골이 한반도를 통과하면서 곳곳에서 집중호우가 발생하고 있다”며 “다음 주까지 집중호우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고온다습한 남서풍이 수증기를 몰고 한반도로 접근하고 있고 북쪽에서는 찬 공기가 상층으로 들어오면서 대기 불안정으로 강한 비구름대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날 중부 지방 곳곳에서 피해가 잇따랐다. 경기도 연천군 백학면에는 366㎜의 물폭탄이 쏟아졌다. 이날 오전 11시50분 경원선 철도의 소요산~초성리, 신망리~대광리 등 선로 3곳이 침수돼 전 구간 운행이 한때 중단됐다. 낮 12시30분쯤에는 서울지하철 1호선 금천구청역의 수원 방향 선로가 폭우로 침수되면서 열차들이 지연 운행을 했다. 또 서울 양재천로 영동1교~KT앞 구간 양방향이 통제됐고 청계천 보행로 출입도 금지됐다. 강남·선릉·사당역 주변 등 강남 일대 도로는 빗물이 무릎까지 차오르는 물바다로 변해 한때 큰 불편을 겪었다. 서초구청은 “집중적으로 비가 내린 탓에 배수에 문제가 있어 도로에 물이 찼지만 다시 물이 빠져 평상시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밝혔다.

 양주시 장흥면 삼상리 진달래동산 앞 계곡에서는 가족들과 물놀이하던 유모(39)씨가 폭우로 불어난 계곡물에 고립됐다가 119구조대에 의해 구조됐다. 충북 옥천에서는 물놀이를 하던 고교생 김모(17)군이 물놀이를 하다 사망했으며, 경기도 가평군 칼봉산 부근에서는 등산객 2명이 고립되기도 했다. 강화도에 300㎜가 쏟아지는 등 비가 많이 내린 인천 지역에서도 70여 건의 비 피해가 집계됐다. 이 중 절반이 넘는 39건이 강화군에서 발생했다. 강화도에선 60대 노인이 폭우로 인해 농수로에 빠져 숨진채 발견됐다.

 서해 중부 해상에는 3m 이상의 높은 파도가 일면서 풍랑주의보가 내려져 인천~제주도, 인천~백령도 항로를 제외한 11개 항로, 14척의 여객선 운항이 통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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