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만 회원 있어도 … 수익원 못 찾는 카톡·싸이월드·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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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국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도 악천후에 휩싸여 있다.

 ‘토종 SNS’ 싸이월드를 운영 중인 SK커뮤니케이션즈는 올 들어 2분기째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싸이월드 때문이다. 싸이월드 매출을 지탱하는 사이버머니(도토리) 같은 유료 아이템 판매가 특히 부진하다. 2분기 콘텐트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7%나 줄었을 정도다. 2000년대 초 ‘싸이질’이란 신조어를 만들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서비스가 몰락한 것은 페이스북과 트위터 같은 해외 서비스와의 경쟁에서 밀렸기 때문이다. PC 사용자가 줄어도 그만큼 스마트폰 사용자가 늘어주면 되는데, 스마트폰에선 카카오톡과 라인 같은 무료 메신저 서비스에 치이고 있는 실정이다.

 싸이월드를 밀어낸 카카오톡 역시 사정이 좋지만은 않다. 5500만 회원을 기반으로 ‘카카오톡 때문에 스마트폰 산다’는 말까지 만든 킬러 앱으로 성장했지만 회원 수가 많다는 점이 양날의 칼이다. 회원이 늘수록 서버와 네트워크 관리 비용은 느는데 이를 충당할 뾰족한 수익모델이 없기 때문이다.

 카카오톡은 지난해 말부터 다양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수익 모델을 찾기 위한 것이다.

 지난해 10월 기업·브랜드·연예인의 소식을 받아보는 ‘플러스친구’를 내놓은 걸 시작으로 유료 이모티콘 서비스, 친구가 올린 사진을 보고 댓글을 다는 본격 SNS ‘카카오스토리’, 무료 인터넷 통화 ‘보이스톡’, 사이버머니 ‘초코’를 잇따라 출시했다. 지난달엔 게임센터까지 열었다. 하지만 아직 이렇다 할 수익을 올리는 서비스는 없다.

 시장이 과열되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틱톡·마이피플·라인 같은 후발주자가 속속 생겨난 탓이다. 특히 모기업(각각 다음·NHN)의 후원을 받는 마이피플과 라인은 카카오톡에 비해 여유 있는 싸움을 벌이고 있다.

 IBK투자증권 이선애 연구원은 “NHN의 라인 가입자가 5300만 명에 달하는 등 외형 성장은 계속되고 있지만 마케팅 비용 증가로 인한 이익률 하락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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