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에 완패한 日, 핑계는 "잔디 상태가…"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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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 사정이 좋지 않았다. 적응하기 힘들었다."

세키즈카 다카시 일본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이 한·일전 완패의 책임을 그라운드 사정으로 돌렸다.

다카시 감독은 11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영국 카디프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의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동메달 결정전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늘 진 것에 대해 너무 아쉽다. 메달을 가지고 일본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돼 안타깝다"면서 "경기에서 진 건 그라운드 사정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적응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일본은 이번 경기에서 한국에게 전반 38분과 후반 12분에 각각 박주영(27·아스널)과 구자철(23·아우크스부르크)에게 한 골씩을 내줘 0-2로 패했다. 동메달을 숙적 한국에게 내줬고, 1968년 멕시코올림픽 이후 44년만의 메달권 진입 꿈도 무산됐다. 세키즈카 감독이 그라운드를 탓한 건 일본 특유의 패스축구가 제대로 살아나지 않은 데 따른 변명으로 풀이된다.

이날 일본은 전반에 강한 압박을 통해 홍명보팀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내는데 성공했지만, 후반 들어 체력에 문제점을 드러내며 스스로 무너져 내렸다. 반면 한국은 짧은 패스의 비중을 다소 줄이는 대신 높이와 파워를 활용한 롱볼 축구로 일본을 제압했다. 한국이 터뜨린 두 골 모두 후방에서 길게 넘겨준 롱 패스를 통해서 나왔다.

-오늘 경기를 평가한다면.
"진 것에 대해 상당히 아쉽다. 메달을 가지고 일본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돼 안타깝다.

-경기에서 진 이유는.
"그라운드 사정이 그리 좋지 않았다. 적응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경기 후에 선수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우리 선수들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 했다. 실망스러운 부분은 우리의 스타일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국의 수비진을 뚫기 힘들었다. 코너킥과 세트피스에서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후반에 상대를 괴롭히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골을 넣지 못했다. 상대에게 한 골을 더 허용한 것이 치명적이었다.

-승부가 갈린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나.
"전반에 강한 압박을 시도했는데, 이것이 후반 들어 체력이 떨어지는 이유가 됐다. 그래서 야마무라를 교체 투입해 높이를 보강하고자 했다. 우사미와 스미모토를 투입한 건 미드필드 플레이를 살리기 위해서였다."

-주장 요시다가 부상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출전한 이유는.
"요시다가 부상을 당한 상태였지만 팀을 위해 출전을 결정했다. 수비진이 좀 더 튼튼해졌다."

-결과적으로 목표 달성에 실패한 셈이 됐는데.
"목표했던 금메달을 따지는 못했지만, 전도유망한 선수들이다. 젊고 강하다. 더욱 발전할 것이다."

-체력적인 부분을 고려해서 오늘 선발 라인업을 결정했나.
"엔트리에 올라 있는 모든 선수들을 똑같은 기준으로 평가했다."

-함께 한 선수들에게 해주고픈 말이 있다면.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이기기 위해 뛴 것은 감사한 일이다. 하나로 뭉쳤고 강했다. 아쉬운 점은 메달을 통해 한층 더 성장할 기회를 잃었다는 것이다.

카디프(영국)=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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