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현장 `인터넷 생방송' 신경전

중앙일보

입력

5.1 노동절을 맞아 경찰과 노동단체 양측은 서울시내 곳곳에서 벌어질 집회 및 시위 전과정을 각자의 카메라 앵글로 `인터넷 생방송''을 하기로 하는 등 양측의 신경전이 치열하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노동절 기념 행사로 각각 대학로와 서울역에서 대규모 집회를 가질 예정이며 집회가 끝난 뒤 민주노총은 종로2가 YMCA를 거쳐 광화문까지,한국노총은 명동까지 거리행진을 계획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양 노총의 집회 및 거리행진 전 상황을 실시간으로 각 언론사에 제공하는 한편 인터넷 뉴스사이트와 경찰청 등 관련 기관 홈페이지에 동영상 등을 게시, 공개하기로 했으며 민노총 역시 시위 전과정을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 하기로 했다.

양측이 이처럼 인터넷 생방송을 하기로 한데는 최근 대우자동차 경찰 폭력진압사건으로 예민해진 양측이 누가 먼저 `불법시위'', `폭력진압''을 하는지를 포착해 국민들에게 알리려는 속내가 없지 않다.

경찰은 이번 인터넷 생방송을 위해 주요 도로에 설치된 폐쇄회로TV(CCTV) 등을 동원해 집회 전과정을 촬영할 계획이며 각 시위현장에서의 완벽한 `생방송''은 불가능하다고 판단, 3명으로 구성된 `전달팀''을 운용해 그때 그때의 상황을 서울경찰청 홍보팀에 전하기로 했다.

3명씩으로 구성된 56개조의 카메라 체증요원도 시위현장에서 활동한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실시간 방송은 교통상황을 제때 알려줌으로써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시위의 `참모습''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며 "그동안의 `채증''이 불법행위 색출을 위한 것이었다면 이번에는 `알리기 위한 채증''"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국민들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 이전부터 중요 집회에 대한 생방송을 실시해왔다"며 "경찰은 합법적인 행위를 통해 채증행위를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광화문 사거리까지 행진장소를 신고한데 비해 경찰은 `광화문 사거리는 외교기관 100m 이내에 해당되는 거리이므로 집회 및 행진을 허용할 수 없다''고 밝혀 충돌이 예상된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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