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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문, 3월 16일 아침 부산 동래에서 현영희와 1분간 통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새누리당 돈 공천 사건의 핵심 인물인 조기문(48) 전 부산시당 홍보위원장과 현영희(61·비례대표)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3월 16일 오전 전화통화한 것으로 검찰 수사에서 나타났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10일 “조씨가 사용한 휴대전화의 위치를 기지국 중심으로 추적한 결과 3월 16일 오전 9시30분 부산 동래에서 현 의원과 약 1분간 통화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이날은 이번 사건을 제보한 정동근(37·현 의원의 전 수행비서)씨가 “현 의원의 지시로 서울역 한식당에서 조씨를 만나 3억원을 건넸다”고 밝힌 3월 15일 다음 날이다. 공천 청탁 명목인 이 돈의 최종 목적지는 현기환 전 새누리당 의원이었다는 것이 정씨의 주장이다.

 이에 따라 부산지검 공안부는 조씨와 현 의원 간 3월 16일 통화에서 조씨가 전날 밤 현 전 의원이나 측근 인사를 만나 3억원을 전달한 사실을 보고한 것인지 등을 집중 조사 중이다. 특히 검찰은 지난 4일 조씨의 집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3억원을 담아갔다는 루이뷔통 가방이 빈 채 발견된 점으로 볼 때 돈이 누군가에게 전달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3월 15일 오후 8~10시 사이 두 시간 동안의 조씨 행적에 주목하고 있다. 정씨는 “서울역에서 3억원이 든 은색 쇼핑백을 받아 루이뷔통 가방에 옮겨 담은 조씨가 현 전 의원을 만나러 가자고 해 오후 8시쯤 서울 태평로 코리아나호텔 1층 커피숍으로 자리를 옮겼고 이후 나는 내려왔다”고 진술했다.

 지금까지의 조사 결과 정씨를 보낸 뒤 조씨는 당일 오후 10시를 전후해 KTX를 타고 부산으로 내려간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이번 사건 초기 정씨와의 만남 자체를 부인하던 조씨는 검찰 조사 때는 “3월 15일 오후 정씨에게서 500만원을 받은 뒤 코리아나호텔로 이동해 누군가를 만나려 했지만 무산돼 오후 9시10분 서울발 부산행 KTX로 내려왔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검찰의 휴대전화 위치 추적 결과 조씨는 오후 9시20분까지도 코리아나호텔 인근에 머물렀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오후 9시10분에 서울역을 출발하는 부산행 KTX는 없다.

 이와 함께 검찰은 현 의원과 조씨, 현 전 의원 등 세 사람 간에 오간 통화 및 문자메시지의 실체 파악에도 주력하고 있다. 수사 결과 조씨가 사건 당일인 3월 15일 오후 7시17분 서울역에서 현 전 의원과 22초 동안 통화한 사실이 확인됐다. 조씨가 자신의 휴대전화로 받은 ‘현기환/알았습니다’라는 발신인 불상의 문자메시지도 의심스러운 단서다. 이에 대해 현 전 의원은 10일 “22초 동안 통화를 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며 “조씨가 정씨에게 보여줬다는 ‘현기환/알았습니다’라는 문자가 어디에서 왔는지만 밝히면 조씨의 자작극 여부가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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