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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1세대 삼국지 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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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천하를 삼분하던 균형이 깨졌다. 매출 10조원, 고용 10만 명의 한국 게임계가 인력 해외 유출과 매각설, 구조조정으로 휘청인다. 솥의 세 다리처럼 게임산업을 떠받치던 넥슨·엔씨소프트·네오위즈의 ‘3N’ 체제가 흔들리면서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상반기 본부장급 임원들이 퇴사했고, 중국·미국 업체로의 매각설에 시달린다. 엔씨소프트는 6월 김택진 사장이 지분 14.7%를 넥슨에 매각해 1대 주주 자리를 내줬고, 이후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전 직원의 30% 가까이가 짐을 싼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주(44) NXC 회장, 김택진(45) 엔씨소프트 대표, 나성균(41) 네오위즈 대표의 3자 체제가 넥슨의 독주로 귀결된 것이다. 고사양의 PC, 고화질 그래픽과 프로그래밍 코딩 능력을 중시한 ‘PC 매니어’ 시대의 일단락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렇듯 판이 흔들리자 매출 6조원대의 텐센트나 샨다, 쿤룬 같은 중국 거대 게임 기업들은 국내 업체 인수·스카우트 물밑 작업에 한창이다. 30~40%대의 영업이익률과 연 2조원 이상의 수출 실적을 올리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던 게임산업에 드리운 위기다.

심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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