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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통한 염탐 행위 '두고만 볼텐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인터넷을 이용해 다른 사람을 몰래 감시하지 않는다면, 인터넷을 제대로 사용하고 있는 게 아닌, 그런 현실이 되고 있다. 필자가 보는 배너광고와 정크 메일이 어떤 예시가 된다면, 인터넷 사용자들은 추잡한 것을 파헤치거나 그런 모습을 사진에 담는 일을 좋아하는 셈이다.

필자는 브라우저에 광고 차단기를 설치하지 않았지만 매춘부와 소형 비디오 카메라를 보여주면서 "무엇을 보고 싶으세요?"라고 묻는 그런 배너들은 정말로 사라져야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어느 누구에 관해 어떤 정보라도 캐내세요!"라는 스팸 메시지에는 사소한 관심도 가지 않는다.

이런 것들은 결코 놀랍지 않다. 사람들은 타인이 하는 일에 호기심을 갖고 있으며 기술은 우리에게 다양한 수단을 제공한다. 염탐 행위가 좋으냐 나쁘냐는 당신이 하는 것이 무엇인지, 왜 그런 일을 하고 있는지, 그것이 당신이 염탐하는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달려있다.

예컨대 연방정부가 (심지어는 법원 명령을 가지고) 사람들의 e-메일을 읽을 수 있음을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자신의 자녀들이 온라인에서 무엇을 하는지를 추적하기 위해 유틸리티를 사용하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부모들의 고용주들이 직장에서 그와 똑같은 일을 시도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 모든 행동들이 염탐 행위, 즉 당사자가 모르게 누군가를 감시하는 행위지만, 우리는 각각의 행동을 매우 다르게 바라본다. 필자는 아직까지 아동의 권리 옹호자들이 13세 소년의 포르노 볼 ''권리''를 놓고 소송을 제기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지만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아마 그럴 기회를 찾지 못했을 것이다.

고용주와 직원간의 문제는 좀 더 애매하다. 하지만 법적으로 보면, 직원들이 자신의 행동이 감시될지도 모른다는 경고를 받지 않은 경우에도 법은 확실히 고용주의 편을 드는 것 같다.

당신이 그들을 감시할 것이라는 사실을 당사자에게 미리 말해준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기술 지원부나 판매부에 전화를 걸면, "이 전화는 품질보장 목적 때문에 모니터 된다"는 메시지가 나올 것이다. 부모는 자녀에게 인터넷 사용을 감시하고 있으니 쓸데없는 짓으로 온라인에서 시간을 보내면 벌주겠노라고 미리 경고할 수 있다.

하지만 만약 부모가 자녀의 온라인 활동을 감시하고 있다고 미리 자녀에게 말해주지 않고 사용기록을 검토한다면 어떻게 되는가? "쓸데없는 일로 인터넷 사용하면 혼난다"고만 말해놓고, 그런 행동을 어떻게 캐내는지를 비밀로 할 경우는 어떤가? 양자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는가?

당신은 이것이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를테면 메탐페타민 같은 흥분제 제조를 금지하는 연방법이 있는데, 당신이 계속 차고에서 메탐페타민 한 뭉치를 만들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 다음 당신은 딜러에게 그 흥분제를 가져가라고 전화나 e-메일을 한다. 더 나가서, 마약단속자가 그 통신을 도청한 후 당신 집에 들이닥쳐 당신의 사업 시도를 끝장낸다고 생각해보자.

그게 잘못된 일인가? 흥분제를 제조하면 어떻게 되는지 몰랐단 말인가? 당신의 그런 불법행위가 끝난 것에 대해 이웃들은 어떻게 느낄까? 과연 그들은 당신의 프라이버시권을 옹호해줄까?

다시 사무실로 돌아가 보자. 법에 의거해 당신의 보스는 당신이 회사 컴퓨터로, 그리고 업무 시간에 다른 장소에서, 타이핑하는 낱낱의 글자와 저장하는 모든 파일을 모니터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은 것 같다. 법적으로 문제는 없는데 과연 타당한 일인가?

만약 고용주들이 ''개인적인 e-메일이나 전화사용 금지''라고 말한다면, 그들이 그런 개인적인 e-메일을 읽는다해도 놀라서는 안된다. 필자가 근무했던 직장에서 그랬던 것처럼 어느 정도의 개인적인 사용은 허용된다고 가정하면 어떻게 되는가?

회사는 영업비밀이 외부인들에게 노출되지 않는다는 점을 확실히 하기 위해 이런 메시지를 모니터할 권리가 있는가? 물론이다. 비록 개인적인 메일이긴 하지만 업무시간에 그것도 회사 장비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회사와 무관한 e-메일 계정을 사용하고 있는데 당신이 입력하는 모든 것이 포착되고 분석된다면 문제가 될까?

필자는 최근에 로지텍 3000 웹캠을 입수했다. 이 소프트웨어에는 움직임이 감지되는 순간 카메라를 작동시키는 ''모션 액티베이션(motion activation)'' 기능이 포함돼있다. 그들이 이런 기능을 제시한 것은 누가 제품을 훔치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다른 용도는 아주 뻔하다.

누군가 당신을 염탐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경우는 어떤가? FBI가 당신의 e-메일을 스캔하고도 별 다른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면(아마 사람이 그 메시지를 검토하지는 않을 것이다), 당신은 손해를 입은 것인가? 그리고 또 다른 팀 맥베이가 폭발 전에 중단됐다면, 그런 결과가 수단을 정당화해주는가?

필자는 프라이버시가 시비를 분명히 가릴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정치적 혹은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누군가를 감옥에 보내는 결과를 초래하는 정부의 도청행위부터, 아이들이 어떻게 느끼는가와는 상관없이 자녀를 보호하기 위한 부모의 권리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은밀한 행위가 그런 책임을 만든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인터넷이 돈을 벌 수 있는 곳은 스파이들과 자기 보호 필요성을 느끼는 사람들 모두를 상대로 판매하는 중간적 영역들이다. 이것이 대단한 기술인가?

당신은 인터넷 염탐 행위가 그릇된 행동이라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누군가의 어깨 너머를 기웃거리는 것에도 합법적인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

David Cours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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