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끝없는 태권도 편파판정 시비

중앙일보

입력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태권도가 판정시비로 홍역을 앓고 있다.

18일 국기원에서 열린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에서 용인대 태권도학과 학생 1백50여명이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고 경기장을 점거한 채 3시간여동안 농성을 벌였다. 지난 16일에 이어 또 다시 점거시위로 경기 진행에 차질을 빚었다.

용인대 학생들은 "여자 라이트급 2회전에서 H대 선수가 제대로 공격 한번 하지 못했는데도 점수가 올라가는 등 편파 판정으로 용인대 선수가 졌다" 고 주장했다. 경기를 지켜본 실업팀 감독은 "납득하기 힘든 판정이었다. 분명히 빗맞은 공격이었는데도 점수로 인정했다" 고 말했다.

문제의 심각성은 이번 판정 시비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용인대 선수는 "그동안 심판 판정에 대한 불만이 쌓일대로 쌓여있다가 결국 농성으로 폭발했다. 용인대 선수는 아무도 대표가 되지 못한다는 얘기가 파다했다" 고 주장했다.

명실공히 국가대표 선발전인데도 심판 14명 가운데 전국대회 경력이 있는 심판은 2명에 불과해 협회 집행부의 입김이 충분히 작용했을 것" 이라고 말했다.

결국 파벌.학연 등이 뒤엉킨 태권도계의 해묵은 갈등이 이번 대회 편파 판정시비를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한태권도협회 관계자는 "판정은 심판의 고유권한이므로 왈가왈부 할 수 없다" 고 말해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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