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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름] 김경수.백승일 등 판도변화 주도

중앙일보

입력

김경수(LG)의 노장투혼과 백승일(LG)의 재기, 신인 권오식(현대)의 기대이상 선전 등이 어우러지며 민속씨름계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최근 몇 년동안은 김영현(LG), 이태현, 신봉민(이상 현대) 등 3강이 나눠먹기식으로 모래판을 점령해 왔던 것이 현실이었다.

이로 인해 `모래판에 이변이 없다, 그 밥이 그 밥이다, 재미가 없다'는 자조섞인 말이 심심찮게 나왔었다.

그러나 15일 보령에서 끝난 시즌 첫 지역장사대회에서 드러난 결과는 3강체제가 올 시즌에도 그대로 유지되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백두급 선수중 최고 노장인 김경수(29)가 95년, 96년 천하장사에 오를 당시 보여주었던 파워와 기술을 되찾은 것. 특히 김경수는 지난해까지 지역장사 결승전에서만 5전전패했던 이태현을 설날장사에 이어 이번에도 2번이나 제압, 완벽한 자신감을 갖게 됐다.

소년장사 백승일(25)의 재기는 씨름판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백승일은 떠돌이생활을 청산하고 다시 샅바를 잡은 지 6개월도 되지 않아 정상컨디션을 회복하지는 못했지만 보령장사 4강까지 진입하며 타고난 씨름꾼의 기질을 확인했다.

겉으로 드러난 결과를 떠나 안다리, 밧다리, 잡치기, 들배지기, 덧걸이 등 다양한 기술을 숨쉴틈없이 연결하는 모습은 백승일의 완전한 재기까지는 그리 멀지 않았다는 것을 암시했다.

또 하나 올 시즌 씨름판의 볼거리는 신인 권오식(22)의 선전. 187㎝, 145㎏으로 크지 않은 체격이지만 근육으로 똘똘 뭉친 몸매에 민첩성까지 갖춘 권오식은 민속씨름 첫 무대에서 6위에 올라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타이틀 스폰서까지 가세하며 올시즌을 시작한 민속씨름이 재미난 모래판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서울=연합뉴스) 박성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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